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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3. 22. 11:12

2007. 3. 22 박동희 선수를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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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회사에 와서 네이버를 접속하고서는 좀 의아한 것을 보았다. 네이버 검색 순위 1위에 "박동희"라는 이름이 보였기 때문이다. 내가 롯데의 왕팬이기 때문에 롯데 투수였던 박동희를 살짝 떠올렸지만, 그냥 누군가 검색순위로 장난을 치는 것이려니 생각했다.
하지만 뉴스를 보니, 정말 "프로야구 선수 박동희 교통 사고로 사망"이라는 기사가 떠있었다. 자신이 몰던 자동차가 버스 정류장을 들이 받아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는 기사였다.

내가 초등학교 때, 스포츠 뉴스 첫 면에 박동희가 세계대회 나가서 152Km/h의 공을 던졌다는 기사를 봤던게, 내가 기억하는 가장 오래 된 박동희에 대한 기억이다. 그래서, 이제 조만간 롯데가 엄청 강해지겠구나 하는 기대를 가졌던 기억이 난다. 그러고 몇 년 있다, 내가 중학생이 되었을 때, 박동희가 롯데에서 데뷰를 했고, 신인 시절 삼진 아니면 장타를 맞는 그의 경기를 조마조마
하게 지켜보았었다. 특히 소풍갔다 오던 버스 안에서 친구들 수십명과 함께 그의 경기를 라디오로 들으며, 함성과 탄식을 연발했었다. 그리고, 1992년이 되어, 그는 롯데의 주축 투수가 되었으며, 한국 시리즈에서 MVP를 타게 된다. 그 때, 염종석, 윤형배, 윤학길과 함께 막강 마운드로 빙그레 이글스를 물리쳤었다. 그런데, 사실 그 때 윤형배가 MVP를 탈 수도 있었지만, 강병철 감독이 4회던가 5회에 잘 던지던 윤형배를 박동희로 교체를 해 버렸고, 박동희가 2승인가 3승을 한국시리즈에서 거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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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그 이후 그는 쇠퇴의 길을 걸었고, 자기 몸관리를 못한다는 등의 평가를 받기 시작했고, 몇 년 후 삼성으로 트레이드가 되고, 은퇴를 했다.

그의 사망을 알리는 기사를 보면, 다들 박동희를 롯데 선수라고 말 하고 있다. 팬의 입장에서, 박동희는 정말 애증의 대상이었다. 광속구에 열광하게 했지만, 가끔 들려오는 그의 일탈(?)이 팬들을 안타깝게 했었다. 많은 롯데팬들이 그의 부활을 기다렸지만, 롯데라는 허름한 구단은 최동원, 김용철, 마해영을 그랬던것 처럼 그를 삼성으로 보내버렸고, 롯데 팬들은 그의 부활과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자랑스럽게 은퇴하는 모습을 볼 기회를 잃어버렸다. 하지만, 나는 무의식중으로 너무도 생생하게 그의 이름과 모습을 기억하고 있고, 그의 이름을 들으면 강력한 포스와 함께 가슴이 설레면서, 왠지 조만간 부활한 모습으로 돌아올 것 같은 느낌이 들었었는데, 오늘 그의 죽음을 접하면서, 나의 어린 아이같은 소망을 접게 된 것 같아 너무나 안타까울 뿐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