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7.08.18 [스위스 자동차 여행-6일째]2007.6.25 시옹성을 가다. 1
  2. 2007.08.04 [스위스 자동차 여행-5일째]2007.6.24 패스 3형제를 다시 넘어 인터라켄으로..... 1
  3. 2007.07.12 [스위스 자동차 여행-3일째]2007.6.22 자동차로 알프스 헤메기 4
  4. 2007.07.09 [스위스 자동차 여행-2일째]2007.6.21 본격적인 여행 시작 2
2007. 8. 18. 01:27

[스위스 자동차 여행-6일째]2007.6.25 시옹성을 가다.

[인터라켄->시옹성->몽뜨뢰]

라우터 브루넨에서 융프라요흐에 올라갈것인가 말것인가 고민하던 우리는 과감하게도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우선 나는 10여년 전에 올라가 봤었고, 혜진이는 산에 오르는 건 그냥 별로란다. 전반적으로 혜진이는 이 동네에 대한 감정이 별로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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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캠핑장에서 잔게 별로 였고, 컨디션도 나쁜게 아마도 이유인가 보다. 그래서, 누구나 다 간다는 융프라요흐를 그냥 넘어가기로 하고, 인터라켄으로 나가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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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못내 아쉬웠던 나는 쉴터호른 쪽으로 좀 더 차를 타고 가보기로 했다. 며칠동안 산만 봐 와서 이제 아무리 멋진 풍경이라도 질릴 때가 된 듯도 하지만, 아직 그렇지 않은걸로 봐서는 이 동네가 아름답기는 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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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컨디션 바닥의 혜진이와 함께 인터라켄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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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에는 인터라켄은 스위스의 도시들 가운데 가장 상업적인 도시 같다. 다른 도시들은 아무리 유명해도,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인터라켄은 '아, 내가 관광도시에 왔구나.' 하는 생각을 절로 나게 했다. 그렇다고 천박하거나 싫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너무 많은 기념품 가게와 퐁듀 가게들이 이 동네의 고유색을 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인터라켄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점심시간이 되어 식당에 들어가기로 했다. 스위스에 왔으니, 퐁듀는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먹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혜진이 말이 고기 퐁듀가 맛있다나? 그래서, 그거 하나랑 혹시 배가 고플지 모르니, 햄버거 하나를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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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퐁듀라고 들었을 때 내가 상상했던 것은 익힌 고기를 녹힌 치즈에 찍어 먹는 음식이었다. 그래서, 느끼해서 어떻게 먹나 살짝 고민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생각했던거랑 좀 많이 달랐다. 생고기와 육수 같은 것이 나왔는데, 고기를 끓는 육수에 익혀 먹는 것이다. 뭐랄까, 샤브샤브와 비슷한 면이 있는 것이었다. ㅜㅜ 아니, 이러면, 빵을 치즈에 찍어먹는 퐁듀는 못먹는겨? ㅠㅠ
점심을 먹고 드디어 출발. 오늘의 경로는 Zweismmen을 거쳐 시옹성, 몽뜨뢰까지 가는 것이다. 당연히 이번에도 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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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하는 혜진.

혜진이가 운전 한 번 해 보고 싶다고 해서, 잠시 혜진이에게 운전대를 맡겼다. 유럽에서의 처음 운전을 하는 혜진이. 대충 15분쯤 하다가 불안해서 운전대 다시 회수.
사실, 이 길은 기차로 가면 좋다고 소문난 길이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한적한 시골 같은 풍경이 이어지는 곳이다. 스위스식 샬레도 보이고, 이곳이 정말 스위스의 농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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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하다가 나타난 철도 건널목으로 골든 패스 익스프레스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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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자동차 여행 계획을 세우기 전에 기차를 타고 이동할 생각을 했었는데, 그 계획대로 움직였을텐데. 순간 살짝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자동차 여행에 만족하고 있었기 때문, 기차가 지나가는 걸 본걸로 만족.
Zweismmen을 지나면서 슬슬 또 산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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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나라는 참 신기한 면이 있다. 한참 또 산을 타고 넘어가다가, 휴게소 비슷한 곳이 나와서 쉬러 갔다가 잠시 가게에 들어갔는데, 이전까지는 독일어를 쓰던 나라가 갑자기 불어를 쓰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필받은 것은 불어가 유창한 혜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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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갑자기 나타난 안개.

시옹성에 거의 다 왔는데 나타난 안개. 안개 너무 자주 만나는거 아냐??!! 스위스의 안개는 정말 지독한 것 같다. 안개가 한 번 나타났다하면 거의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그리고, 대충 산이 생겨먹은 것이 매우 험하기 때문에 안개가 끼면 운전하는 것이 아슬아슬해진다. 와중에 가로등이 없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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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꾸역꾸역 넘어 제네바 호수가 보이기 시작하고, 호수를 따라 몽트뢰쪽으로 가다보니, 시옹성이 보인다. 그런데, 내가 생각해도 놀라운건 네비게이터 없이 그냥 책 하나 떨렁 들고 길을 이렇게 잘 찾아내는 것이다. 거의 헤메지도 않는다. 훗훗훗....
근처에 대충 차를 세워놓고 시옹성을 쭉 둘러 보았다. 그런데, 다른 건 다 괜찮았는데, 비에 대비해 우산을 준비하지 않아서 비를 추적추적 맞으며 시옹성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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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옹성의 역사는 대충 1000년 정도 된 것 같다. 그런데, 만화에서 보면 성 안이 훤 하니 밝고, 뭔가 낭만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성의 많은 부분이 감옥이나, 시체 보관소 등으로 쓰이고 있었던 장소였다. 시옹성은 멋있는 건축물이었으나, 그 역사를 들어보면, 그야말로 피비릿내가 난다고 해야하나? 이런걸 보면, 정말 인간이 이 정도까지 문명화 되기 까지 정말 많은 시간이 걸린 것 같다.
시옹성을 둘러보고, 호텔을 잡기위해서 우리는 또 한번 헤매야했다. 장소가 몽뜨뢰이기도 했고, 그 때 뭔가 행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 좋게도, 우리는 호수가에 멋들어진 호텔을 구할 수 있었다. 거기서, 인터넷도 되어서 무한도전을 다운 받았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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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 호수 가에 있는 호텔. 오래 머물지 못해 아쉽다.





2007. 8. 4. 01:41

[스위스 자동차 여행-5일째]2007.6.24 패스 3형제를 다시 넘어 인터라켄으로.....

[그림젤 패스->푸르카 패스->서스텐 패스->인터라켄->라우터부르넨]

스위스 여행 5일 째. 대충 이 정도 되니까, 10여일 정도의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돌아가는 날짜 빼고, 뭐 하고 그러면, 이제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왠지 현실로 돌아가기 싫은 마음이랄까?
아주 나이스했던 루체른의 호텔을 떠나려고 하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 언제 또 이런 호텔에 와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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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기 전에 약국을 들를 일이 있어서, 루체른의 중앙역으로 향했다. 보통, 유럽 여행을 하면 지겹도록 기차역을 들락날락하게 되는데,우리는 조그마한 시골역 빼고는 거의 역 구경을 하지 못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역에 대한 이미지는 대부분 부산역이나 서울역으로 부터 기인한 것들인데, '대충 깨끗하지는 않다'라는 것과 노숙자 아저씨들을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루체른 중앙역은 그런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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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일기예보에서는 날씨가 구리다고 했었지만, 그것을 비웃기라도 하듯 화창한 날씨가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원래 계획은 인터라켄으로 가서 뭔가 액티비티를 하다가 라우터부르넨 캠핑장으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번에 푸르카 패스와 그림젤 패스를 지날 때 날씨가 너무 흐려 많이 아쉬웠고, 그 때 보지 못 한 뭔가 멋진 풍경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정을 살짝 바꿔 그림젤 패스, 푸르카 패스를 지나 지난 번에는 가지 않았던 서스텐 패스를 넘어가기로 했다.
사실 전에 날씨가 좋지 않아 아쉬웠던 것은 패스 뿐 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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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링겐에서 루체른까지 가는 길도 그 때는 날씨가 흐려서 날씨가 좋을 때 다시 봐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오늘 날씨가 우리를 도와준다. 루체른에서 마이링겐 사이에 두 개의 호수가 있는데, 이 호수가에 있는 마을들이 정말 예술이다. 대충 카메라 들이대도 예술 사진이 나온다는게 거짓말이 아닌 것 같다.
마이링겐을 지나 그림젤 패스로 향했다. 슬슬 돌산이 나타나고 길이 슬슬 험란해 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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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난 번에 지나올 때와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그 때는 안개에 대부분 가려져 있어서 운전하는게 무서웠지, 다른 것들은 별로 보이지 않았었는데, 거친 알프스의 산줄기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지난 번과 다른 또 하나는 오토바이족들이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가끔 떼빙 하는 오토바이맨들도 보인다. 아마도, 오늘이 주말이라 다들 자기 오토바이 끌고 친구들이랑 같이 나오거나, 우리나라처럼 동호회 활동으로 하나 부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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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들이 득실득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보이는 125cc짜리 택배 배달용 오토바이가 아니다. 전부 한가닥 하는 오토바이들이다. 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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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 본 그림젤 패스는 돌산이 많이 보인다. 알프스는 전부 초원일꺼라고 생각했는데, 그 환상(?)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그래도, 멋있는 건 어쩔 수 없다. 그 나름대로의, 또 다른 웅장함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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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하면서 이 네들이 부러운 것 중에 하나가, 여러 종류의 자동차이다. 마티즈만한 차 부터 페라리까지, 각 클래스 마다 종류를 다 기억하기 힘들 정도의 자동차들. 뭐 다 사고 싶다는건 아니고, 선택이 다양하다는 것은 소비자로서 같은 비용으로 더 큰 효용을 얻을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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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나는 내 차 라세티를 좋아라 한다. ^^;;;
맑은 날 그림젶 패스를 차로 다니는 것은, 왠지 등산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차 타고 등산하기. 말도 안되지만, 자연의 굴곡을 헤치지 않은 길을 달리는 것은 산에 터널과 쭉쭉 뻗은 고가도로로 달리는 것과는 또 다른 기분을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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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영동 고속도로를 지날 때면, 이 전의 대관령 길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림젤 패스를 지나 이제 푸르카 패스다. 이 산에 왠 기차? -_-;;; 그런데, 알고 보니, 이 기차를 타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 산간 오지를 찾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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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는 산을 넘는 것이 고역이었고, 이 나라의 발전을 막는 장애였겠지만, 이제는 이런 걸로도 돈을 번다. 스위스에는 케이블카, 등반 열차가 정말 많이 있고, 그런 것들을 전문으로 설치하는 회사들이 성업하고 있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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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카 패스는 우리가 인터넷으로 처음 찾은 곳이고, 그 정보 때문에 여기에 오게 되었다. 푸르카 패스가 우리를 이 곳으로 이끌어 줬다고나 할까? ^^ 그래서, 왠지 패스 3형제 중에 이 녀석이 가장 정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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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을 꼬불꼬불 넘어가는 동안, 사진을 열심히 찍던 혜진이는 잠이 들었다. 서스텐 패스로 들어섰는데도 말이다. 한 동안, 사진도 안 찍고 산길과 내가 싸움하는 시츄에이션이 진행되었다. 그러다가, 산길을 오르다 말고 발견한 '버터', '치즈' 간판. 이게 뭐지? -_-;;; 그래서, 길에서 벗어나 찾아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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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잘 못 들었나 생각할 즈음에 나타난 허름해 보이는 집. 저기서 물어봐야겠다 싶어 내려서, 마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여기 혹시 버터랑 치즈 파는 곳 있냐고 물어봤더니, 여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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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를 받아 집 뒷켠에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깔끔하지만, 그다지 현대적으로 보이지만은 않는 공장이 나왔다. 거기서 아저씨가 한참 치즈통을 뒤집고 있었다. 이렇게 해야 한다나? -_-;;; 아저씨는 치즈에 찍힌 일련 번호를 보여주며, 이 공장(??)의 일련 번호라며 사진 찍으라고 한다. -_-;;;
사실, 내가 그다지 치즈를 좋아하지는 않는데, 치즈 보관 창고에서 곰팡이를 막 털어낸 치즈 한 조각을 먹어 본 순간, 사람들이 왜 치즈를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다. 한국에서 먹은 치즈는 다 가짜였다. ㅜㅜ 이런 느낌이 내 인생에 또 한 번 있었는데, 일본에서 마구로 스시를 먹은 때 였다. 그 전까지는 모든 참치회는 얼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생각도 바뀌었고, 맛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었다.
사실, 오기 전에 스위스 여행과 관련 된 TV 프로를 보면서 가면 치즈 공방에 꼭 가봐야지 했었는데, 그 소망을 이루게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혜진이도, 졸다가 깼더니 이런 곳에 왔다면서 기뻐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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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텐 패스.

서스텐 패스는 그 이전의 것들 보다 좀 더 터프해 보인다. 길도 좁고, 풍경도 훨씬 거칠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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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텐 패스 정상에서 점심을 먹었다. 대략 해발 3000미터는 넘을 테니, 내 인생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의 점심인 셈이다. 거기서 올드 모빌 동호회(?)회원들과 겁나 멋진 바이크 동호회 회원(?)들을 만났다. 전에도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누구는 엄청 돈 들여 여기까지 왔는데, 누구는 동호회 활동을 이런데서 하고......살짝 불공평하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우리나라 강원도도 좋긴 하지만, 이 곳은 또 다른 멋이 있는 것 같다.
내가 1994년에 배낭여행을 하면서 스위스에 묵었던 곳이 라우터부르넨이다. 인터라켄에서 살짝 융프라요흐쪽으로 올라가가 보면 있는데, 이 곳에서 봤던 별들을 아직도 잊을 수 가 없다. 그래서, 혜진이하고 같이 한 번 보자 싶어 유명한 인터라켄은 대충 보고, 바로 라우터부르넨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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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터부르넨은 깊은 협곡을 끼고 인터라켄으로 부터 20분 정도 가야 한다. 올라가면서, 살짝 10년도 훨씬 넘은 기억이 새록새록 스며 나오는 것 같았다. 옥빛 물이 흐르는 계곡과 V자 협곡. 흠..변하지 않았군.
라우터부르넨의 캠핑장에 자리를 잡았다. 혜진이의 극렬한 반대로 텐트 치고 자는 것은 포기하고, 캠핑장 안에 방을 잡았는데, 엄청 싸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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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을 헤메는 혜진.

이제, 저녁을 먹어야...하는데, 또 식당 시간을 놓쳤다. ㅜㅜ 이 나라 사람들은 정말 관광객들을 고려해 줄 필요가 있는 것 같은데 말이다. 어떻게 저녁을 해결할까 하다가, 서울에서 혜진이 친구 꽁씨 주려고 가져 온 라면 한 박스를 생각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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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박스 안에 여러 종류의 라면이 섞여 있었는데, 아마도 가장 호응도가 낮을 것 같은 너구리 순한맛을 꺼내 들었다. 꽁씨 먄먄...
그래도, 오늘이 가장 싸게 돌아다닌 날 같다. 하루 종일 차로 산 타고, 자는 것도, 캠핑장에, 먹는 것도 거의 돈 안 쓰고...후후후...자자...이렇게 오늘 하루도 끝인가? 그런데, 우리는 아직 내일 뭘 할지 정하지도 않았다. -_-;;;
일단,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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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에서 본 알프스.





2007. 7. 12. 14:42

[스위스 자동차 여행-3일째]2007.6.22 자동차로 알프스 헤메기

[벨린조나->푸르카패스(Furkapass)->그림젤패스(Grimselpass)->메이링겐->루제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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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구리구리한 호텔에서 잤지만, 아침에 일어나니 기분은 정말 좋다. 여름인데, 에어콘이 없어도 되는구나...-_-;;; 창을 열어보니, 날씨는 흐림. -_-;;; 어제는 덥더니만...그래도, 아침에 깨끗한 풍경을 보니, 호텔에 대한 불만도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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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이제 다시 궈궈궈...
출발은 했는데, 고속도로는 어디 있는거야?? -_-;;; 어떻게 할까 하다가 길거리에서 사람들에게 안데르마트까지의 고속도로 어디 있냐고 물어봤다. 어떤 두 아저씨가 이야기를 하다말고, 내가 물어보니깐, 이야기를 멈추고 열심히 설명해 준다.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보면, 열라 긴 터널이 나오는데, 나가자마자 빠져나가라고. 그 아저씨, 열라 긴 터널을 강조한다. 도대체 얼마나 길면 그럴까 싶었는데, 나중에 보니 정말 길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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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혜진..궈궈..

고속도로에 올랐다. 오늘의 목적지는 푸르카 패스. 푸르카 패스는 자동차를 타고 스위스 여행한다면 꼭 들러보라고 누가 인터넷에서 그래서, 한 번 가 보기로 한 곳이다. 그런데, 건 그렇고, 날씨는 왜 이 모양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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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라 왔다.


우리는 비를 부르는 커플인가? 생각하며, 고속도로를 타고 북으로 북으로 간다. 정말 비가 무섭게 와서, 살짝 걱정이 될 정도였다. 북으로 올라갈 수록 조금씩 지대가 높아지는 느낌이다. 슬슬 알프스에 가까워지는건가? 하지만, 이 비가 오는 와중에도, 풍경은 점점 여기가 스위스라는 것을 더 크게 이야기해 주는 것 같다. 조금씩 감탄사를 유도하는 풍경이 보이기 시작하고, 급기야 우리는 고속도로에 잠시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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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저기 폭포 천지.

이런 고속도로를 지나가다가도 산과 물을 토해내는 폭포가 수두룩 보인다. 너무나도 흔한 절경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날씨는 왜 이러는지... 오늘 푸르카패스를 지나가야 하는데, 과연 올라갈 수 있는건지 살짝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래도, 죽으라는 법은 없다고......후후...휴게소에 가까워지자 살짝 파란 하늘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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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보이나? 파란하늘과 찌르는 듯한 산봉우리.

휴게소 진입. 푸르카패스를 지났던 어떤 사람이 말하길, '거기 가기 전에 기름을 꽉꽉 채워라. 오르막을 오르다 기름 다 써도 난 몰라.' 약간 소심해진 나는 기름을 넣기 위해서 휴게소에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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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유럽에서 기름 넣는 방법.
1. 주유구 열고 기름 넣는다. 콸콸콸.
2. 계산대로 간다.
3. 기름 넣은 스테이션 이름 말 하고, 돈 낸다.

이 휴게소에서 미쉐린 지도와 안내서를 샀다. 그 말은, 우리는 지도 없이 구글 맵 프린트 한거만 들고 여기까지 왔다는거. 그래도 잘 왔자나?

이제 드디어, 아까 아저씨가 이야기 했던, 열라 긴 터널이 나왔다. 그런데, 안에서 사고가 나서, 차가 멈추어 섰다. 한 20분 정도. 덕분에 우리는 앞차 언니를 그 동안 한참을 바라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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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님은 누구???

차가 멈추어선 사이, 혜진이는 구글맵 프린트물에다가 이런 저런 기록을 시작한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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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이 좀 주관적인거 아녀?

기록이...제대로 되고 있는건가? 어딘가 긴 터널, 어디메쯤...이라니...-_-;;; 터널에 20분을 넘게 서 있었어도, 그다지 지루하지 않다. 여행의 들뜸 때문인가? 누구 하나 빵빵 거리는 사람도 없고...... 여유가 느껴지던 순간. 터널 한 중간에 트레일러가 하나 사고로 서 있다. -_-+++ 살짝 피해서 터널을 빠져나와 바로 고속도로를 내려왔다. 푸르카패스를 가기 위해서 안데르마트쪽으로. 그런데, 길이 왜 이래? 슬슬 경사가 심해지더니만, 급기야는 미시령 뺨치는 길이 나왔다. 이건 패스도 아닌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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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그냥 국도?

혜진이는 꺅꺅 소리지르고, 무섭다고 사진도 못 찍는다. -_-;;; 이봐..나는 기사, 너는 찍새..임무를 다 하라고!!
안데르마트를 살짝 지나, 푸르카패스쪽으로 간다. 드디어 나타나는 초원. 우리가 알프스 하면 생각났던 풍경이 드디어 시작된다. 후훗...비가 오는게 안타까울 따름.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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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를 살짝 원망하면서, 푸르카패스로 고고씽. 긴장한 우리. 화장실을 찾아 푸르카 역에 잠시 정차. 역도 얼마나 이쁘던지. ㅜㅜ 날씨가 궂거나 눈이와서 차가 고개를 넘어가지 못하면, 여기서 차를 기차에 싣고 고개를 넘는다고 한다. 겨울에는 흔한 풍경이라는데, 겨울에도 한 번 와 봐야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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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슬슬 푸르카패스를 올라가기 시작한다. 지대가 높아질 수록 길 아래쪽은 아찔한 급벽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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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진 기술의 부족으로, 이 급경사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던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래도, 산을 오르면서 '아..내가 스위스에 왔구나. 알프스를 오르는 중인거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날씨는 왜 이래? ㅜㅜ 경치를 보는건 일단 제쳐놓고라도, 넘 위험하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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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알프스는 우리에게 기쁨을 충분히 준다. 온도를 보니, 7~8도. -_-;; 워어....너무 춥쟈나! 긴팔이 하나밖에 없는데. ㅜㅜ 군데군데 녹지 않은 눈도 보이고. 근데, 도대체 이 길은 언제 끝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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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오르막길을 오르다가, 슈욱 내려가더니, 갈림길이 나왔다. 알프스 골짜기의 삼거리. 천신만고끝에 푸르카패스를 패스!! 그러나, 또 하나의 패스가 이제 시작이다. 그림젤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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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그런데, 그림젤패스는 정보가 없는데? 얕은 우리의 정보수집도 문제였지만, 여기를 지나갔던 한국 여행객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는 이야기?  이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기뻐진다. ㅜㅜ 사실, 자동차를 몰고 왔기에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닌가 생각하니, 더더욱 기뻐진다. 후훗. 여기 본 사람 손 번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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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려다 본 그림젤

그림젤패스도 사실 만만치 않다. 좀 더 심하다. -_-;;; 뭐냐 이게? 이런데다 길을 낸 이유가 뭐냐고?? 실제로, 구글맵에서 보면 그림젤패스는 길로 쳐주지 않아서, 경로를 잡을 때 그림젤패스는 표시를 할 수가 없었다. 누가 이건 차가 다니는 길이 아니라고 해도, 별로 할 말은 없을 듯.
또 낑낑거리면서 산을 올라가다 정상을 지나는데, 뭔가 분주한 모습이 보인다. 이게 뭐지? 자동차 경주 결승점 비슷한 모습과 중계차들과, 사람들이 보인다. 보아하니, 이 고개에서 "Tour de Suisse'라는 자전거 경주가 벌어진단다. 자동차도 헉헉거리리는 이 고개를 자전거 타고 온다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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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선수도 아닌 그냥 아저씨들이 오토바이, 자전거를 타고 이 고개를 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우리는 돈 엄청 들여서 비행기 타고 왔는데, 자전거 아저씨는, 그냥 자기 앞산에 오르는 거? -_-;;; 약간 불공평했다는 생각이 살짝.
푸르카패스를 내려오다 보니 호수가 보인다. 혜진이가 샀던 안내서의 설명으로는 옛날에 여기서 전투가 벌어져 사람이 많이 죽었다고 한다. 그래서, 무슨 죽음의 호수라나? 그런데, 이쁜걸?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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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젤패스마저도 낑낑거리면서 내려오니, 대략 점심시간이다. 이제 밥 먹어야지, 혜진. 어디서 먹을까??
점심을 멀 먹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나타난 동네가 있었으니, Guttannen이라는 동네다. 배도 고프고 해서 레스토랑이 보이길래, 그냥 차 세우고 스윽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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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 들어갔더니, 나이 많으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계셨는데, 전부 시선 집중이었다. 생각해 보면, 여기 들러 밥 먹는 동양인이 흔치는 않았을 것이다. 오만 시선을 받으며 식사. 이런 느낌 처음이다. -_-;;; 내가 소시지 요리를 시켰는데, 누가 내가 시킨 그 요리가 스위스에서 되게 유명한 요리란다. 나는 그냥 시킨건데, 유명한거 찍은거야??
밥 먹으면서 이 동네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니, 크리스탈 박물관이 있다네. 그래서, 잠시 걸어서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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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입구에 갔더니, 문이 잠겨있다. 그래서, 벨을 눌렀더니, 좀 있다가 할아버지 등장. -_-;;; 우리가 생각했던거랑 다른 시스템이다. 3프랑씩 내고 크리스탈들을 구경했다. 사실, 별로 신기하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그 조그마한 박물관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함께 운영한다는 소리를 들으니깐, 좀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일개 개인도 뭔가 관심이 있고 수집을 해서 박물관을 여는구나.
박물관을 보고 나와서 다시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간다. 마이링겐(Meiringen)으로 고고. 사실, 이 곳을 참 와 보고 싶었는데, 그 이유는 셜록 홈즈 때문이다. 내가 어릴 때 셜록 홈즈의 광 팬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대충 그가 등장하는 소설을 다 읽었었는데, 설록 홈즈가 뭔 박사인가 하는 사람과 싸우다 폭포에 떨어지는 마지막이야기의 무대가 이 곳이란다.(물론 마지막 이야기는 아니다. 그가 죽었다고 한지 10년 뒤에 팬들의 성화로 설록 홈즈는 다시 부활하니깐.)
그래서, 마이링겐의 거리를 헤메다 찾아간 곳이 셜록 홈즈 박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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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박물관은 오래된 교회를 개조했다. 교회 지하는 셜록 홈즈 박물관이고, 1층은 갤러리이다. 셜록 홈즈의 런던 방을 재현해 놓았고, 이런 저런 작가에 대한 소개가 있다. 나름 재미있었음.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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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가 떨어져 죽었다고 했던 폭포.

박물관을 나와서 왼쪽을 보니, 폭포가 하나 있었는데, 그 폭포가 바로 셜록 홈즈가 떨어져 죽은 장소란다. 저 폭포에 올라가는 케이블카인가 열차인가가 있는데, 11프랑이란다. 당근, 우리는 아래서 보는걸로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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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박물관 앞에는 작은 공원이 있는데, 거기 바닥에 체스판이 있고, 체스 말들이 있어서 사람들이 오다 가다 체스질(?)을 한다. 요거 요거, 영화에서 봤었는데...개안네...나도 나중에 집 사면 정원에 이런거 하나 만들어야지...
그 체스판 곁으로 셜록 홈즈의 동상이 있다. 어찌나 반갑던지..ㅜㅜ 그래서, 둘이 앉아서 설정 샷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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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길 떠나는 우리. 마지막 목적지는 루째른이다. 루째른은 그나마 지금까지 봐 왔던 동네와는 달리 큰 도시라 교통 체증이 약간...아주 약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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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호스를 끼고 있고, 오래 전 부터 융성했던 도시인지라 멋스럽다는 표현이 딱이었다. 그리고, 누구 하나 빵빵 거리거나 끼어 드는 차가 하나도 없다. 길 거리에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어 자전거들도 막 섞여 다니는데 말이다. 나 같은 사람은 루쩨른에서 운전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테니. 서울에서 운전하는건 사실, 그닥 즐거운 일은 아닐 정도인데 말이다.
루째른 살짝 외곽에 호텔을 예약했었다. 호텔 이름은 Scholss-Hotel Swiss-Shale 개인적으로 이 호텔 초 강추
. 사실, 원래 예약 같은걸 안했다가 Booking.com이라는 사이트에 우연히 들어가게 되었는데, 이 호텔의 평이 정말 좋았던 것이다. 그래서, 예약했는데, 대 만족. 우선, 그 직원이 방을 업그레이드 해 줬다. 사진에 보면 알겠지만, 방 안에 월풀 욕조가. 그리고, 그 앞으로는 호수가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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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스위스에 와서 호수가 보이는 방에 자 보는구나! 싶어 눈물이..ㅜㅜ 그리고, 가격도 생각만큼 비싸지 않다. 하루에 11만원 정도? 어제의 호텔과 정말 비교 된다. 쩝.
춥다면서 움직이기 싫다는 혜진이를 끌고, 호텔 앞 산책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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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앞에 이런 호수 딸린 정원이 있어도 되는거야? -_- 정말 평화로운 모습이다. 글 쓰다 보니깐, 다시 가고 싶네. 떱..
방에 들어와서는 또 바로 잠자리로. -_-;;; 호텔이 좋으면 뭐해? 바로 골아떨어지는데...쯔업...내일은 리기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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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7. 9. 10:16

[스위스 자동차 여행-2일째]2007.6.21 본격적인 여행 시작

[밀라노->꼬모->루가노->로카르노->아스코나->벨린조나]

오늘의 일정은 스위스와 이태리 접경지역 및 스위스 남부 지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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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갔던 곳들. 클릭해서 크게 보시라.


일단 아침에 빨랑 일어나 공항으로 다시 달려갔다. 차를 빌리기 위해서이다. 빌렸던 클래스가 '폭스파겐 골프 혹은 그와 비슷한 차종' 이라고 되어 있어서 내심 이번에 한국에서는 비싼 골프를 타게 되는가 기대했었다. 그러나, 결국에는 그 '비슷한 차종'에 걸려서 닛산 Note라는 자동차를 빌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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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 개구리 닮았다.

사실, 이 차는 일본에 있을 때 광고로 봤던 기억이 있었는데, 그 내용이 아줌마가 이 차를 가지고 장보러 다니는 것이었기 때문에, 차가 작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타 보니 생각보다 꽤 컸다. 그래서, 여행을 하는 동안 우리가 너무나도 게으르게도 짐을 뒷 좌석에 아무렇게나 놓고 다닐 수 있었다.
자자. 이제 꼬모로 가는 거다. 이 녀석을 받아다가, 주차장을 빠져나오자마자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이했다. 공항을 빠져나가는 방법을 몰랐던 것이다. -_-;;; 그래서, 좀 돌다가 차를 세우고 꼬모쪽으로 가는 방향을 택시 기사에게 물어봤다. 그 기사 아저씨 왈 "밀라노 쪽으로 따라가다 보면, 꼬모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니깐, 글루 가면 된다. 한 40분 걸릴거다."라고 말 했다. 그래서, 고맙다고 했더니, 그 아저씨 말이 "택시 타면 그런 고민 안 해도 되." -_-;;; 아저씨, 우리 차 빌렸거든요?
자자...이제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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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고속도로.

처음 만나는 유럽의 고속도로. 내가 듣기로는 주행선에서 추월을 하면, 불법이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차선이 추월선인데...... 처음에는 그런 규칙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운전을 점점 하면서 익숙해지니깐, 나쁘지 않은것 같다. 그런데, 고속도로를 달리는 동안 경찰이나 과속 카메라가 거의 없었다. 그래도, 사람들은 알아서 규칙을 지킨다. 놀라운 인간들. 질주 본능을 어케 억누르는지.
좀 달리다 보니, 꼬모 표지판이 나온다. 빠져나왔더니만, 로터리가 나온다. 그런데, 표지판에 꼬모가 보이지 않는다. 잉? 이게 뭐지? 당황한 나머지 로터리를 돌았다. 한 5바퀴 돌았나? 돌다 보니, 꼬모 표지판이 보였다. 쪼맨하게. 그런데, 옆에 앉은 혜진이의 한 마디. "난 아까 봤었는데......" 어이어이...나 다섯바퀴 돌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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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꼬모.

이제 꼬모에 들어섰다. 흠...일단, 호수로 가자고 마음을 먹고, 호수를 찾아갔다. 친절하게도 표지판에 물결 표시가 보인다. 따라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호수가 나온다. 우와~~~.
사실, 꼬모에서 별 큰 계획이 없었고, 작은 도시였기 때문에 호수가를 한 번 돌아다녀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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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한적한 도시다. 유람선을 타 볼까 했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포기. 하지만, 근처에 있는 네쏘 같은 곳은 정말 이쁘다고 한다. 그런데, 근처에 있던 지명 중에 하나가 벨라지오. 이거, 부산에 있었던 나이트 이름인데. 나도 한 번 가봤었다. 해운대였나? 물이 괜찮았었는데, 여기 이름을 베낀거였군. - -
꼬모는 스위스와의 접경지역이다. 그래서, 꼬모에서 조금만 나오면, 국경이 있는데, 국경에서 경찰이 불렀다. 그래서, 뒤적뒤적 여권을 찾았더니, 그 경찰이 하는 말이 "운전할래? 손에 든거 먹을래?" 아..손에 맥도날드 햄버거가 있었는데, 그걸 지적하는 거였다. 그런데, 여권은 안봐? -_-;; 일단 차를 세우고 스위스 고속도록 통행권을 40프랑에 샀다. 이걸 하나 사면, 2007년 동안은 줄창 스위스를 다닐 수 있다. 40프랑이면, 3만 2천원인깐, 비싼게 아니다. 그런데, 얘들이 여권보자는 말을 안한다. 그래서, 거기 있는 사람에게 가서 여권 보여주면서, 이거 검사 안하냐고 했더니 하는 말이, "아, 스탬프 받고싶어? 찍어줄께. 잠만 있어봐." 받.고.싶.어??? 그럼, 이건 꼭 필요한게 아니라는거? 뭐지 이건? 정말 당황스럽다. 국경의 의미가 이렇게 다르단 말인지. 우리 나라에서 국경을 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인데, 여기서는 뭐 그냥 옆집 가는 거랑 비슷한 일이다. 와중에 스위스는 EU 회원국도 아닌데......
이제 차를 몰아 루가노로..궈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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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케 가면 되는거야?

구글 맵으로 행선지 지도를 뽑아왔는데, 그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여튼. 루가노는 영화제로 유명한 세계적인 휴양도시란다. 그런데, 이 동네, 왠만하면 세계적인 휴양도시란다. 꼬모도 그랬고, 루가노, 로카르노, 아스코나 등 대충 호수만 끼고 있으면, 세계적이라는 수식어가 앞에 붙는데, 거꾸로 생각해 보면, 그 만큼 호수가 아름답다는 이야기.
그런데, 루가노에 들어가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_-;;; 헉...우째 이런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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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휴양지에도 비는 내리는구나...그렇게 생각하며, 아쉽지만, 살짝 맛 본걸로 패스. 다름 목적지는 로카르노. 원래 고속도로를 타야하지만, 과감하게 국도를 타 보기로 했다.
이제 슬슬 알프스인가? 계속해서 약간의 언덕길이 나오면서 점점 지대가 높아져 간다. 그런데, 날씨가 좀 이상하다. 안개도 아닌 것이, 뿌연데다, 나뭇잎들이 길에 나뒹굴고 있었다. 그리고, 길 가에 하얀 물체...이게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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헙..이것은? 뉴스에서만 보던 우박? 우리가 지나가기 얼마전에 우박이 내린 것이다. 사실, 나는 이런 우박이 떨어진 걸 처음 봤기 때문에, 위험하고 어쩌고를 떠나서, 마냥 신기했다. 오~~~ 그래도 맞으면 아프겠지? -_-;;;
조금 더 운전해서 가고 있는데, 왠 케이블카 표시가 보인다. 그래서, 잽싸게 핸들을 꺽어서 진입. 이런게 여행이지. 후훗...그러나, 날씨가 고르지 않아 오늘은 케이블카 운행을 하지 않는단다. 처음에는 너무나 아쉬웠는데, 나중에 돌아다니다 보니, 워낙 케이블카가 많아서, 그런 생각은 없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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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 다시 국도를 타고 아스코나까지 간다. 가다 보니 날씨도 개인다. 역시 산 속에서의 날씨는 예측하기 어렵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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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코나와 벨린조나의 갈림길 근처에서 고개를 넘자, 바로 그림 한 폭이 펼쳐진다. 오오~~~ 차를 멈추고, 바로 다시 한 컷. 이래서, 여행은 좋은 것이다~!!!
한국에 돌아와서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로카르노, 아스코나, 벨린죠나의 사진이 없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안 찍었다. 로카르노와 아스코나 다 이쁘기는 했지만, 꼬모나 루가노와 너무 비슷하고, 그야말로, 은퇴 후 휴양 도시다. 도시에 들어갔더니만, 전부 할아버지, 할머니들. -_-;;; 흠...그렇군, 하면서 스윽 보고 다시 벨린죠나로 간다.
벨린죠나에서는 유명한 성들이 있다. 벨린죠나를 지키는 3개의 성이 있고, 이것들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가 대충 늦은 오후였기 때문에, 호텔을 잡으려고 했는데, 이게 왠 일? 벨린죠나에는 호텔이 거의 없다. 있어도, 겁나 후져 보이는 호텔들. 한 1시간 반을 빙빙 돌다가, 역 앞에 있는 Internatinale라는 호텔에 머물기로 했다. 가격은 150스위스 프랑. 여튼, 호텔 찾는데 진짜 고생했다. 기절할 지경.
그런데, 어이없게도, -_-;;; 에어콘도 없다!! 그래서, 꿍지렁 꿍지렁...그런데, 나중에 보니깐, 스위스의 호텔에는 전부 에어콘이 없었고, 나중에 다니다 보니 에어콘이 필요 없는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행 기간 내에 내내 춥거나 서늘했다. 진정한 피서.
혜진이와 나는 호텔 방 잡고, 호텔방 구리다고 잠시 투덜거린다음, 뻗었다. -_-;;; 처음으로 다른 나라에서 운전을 해서 그런지 겁나 피곤했나 보다.

여행 첫날은, 기대 반, 고생 반. 하지만 앞으로 남은 날들이 더 기대되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