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2. 16. 15:24

2006.3.5 WBC 한국 대 일본전을 보러가다.

오...이런 기회가. 메이저리거들이 다수 포함된 한국 야구 대표팀과 일본 대표팀이 도쿄돔에서 WBC 아시아예선 경기를 치르게 되었다. 박찬호, 봉중근, 서재응, 김병현 등등 내가 좋아하는 선수들이 다 엔트리에 들어가 있다! 그리고, 일본에서 벌어지는 일본과의 경기라서, 오히려 내가 더 긴장해서 며칠전 부터 기다렸던 경기다.
민재와 성훈이와 함께 간 도쿄돔. 초반에는 사실 좀 밀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회 주자를 내보냈고, 간신히 일본 타자들을 막아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5회 만루 상태에서 나왔던 이진영의 다이빙 캐치가 없었다면, 아마도 경기는 완전히 일본의 페이스로 기울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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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1:2로 끌려가던 7회. 이 때 등장한 이승엽이 투런 홈런을 날려버렸다. 내 주위에는 나 까지 해서 한국 사람이 딱 6명이 있었는데, 이승엽의 타구를 보고, 딱 그 여섯명만 벌떡 일어나서 환호성을 치기 시작했다. 주위의 일본 사람들은 웃고 있긴 했지만, 약간 떨떠름해 보였다. 역시 지바 롯데 마린즈에서 마음고생 하더니, 그걸 한 방에 날려버리는 정말 통쾌한 홈런!!!! 1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도 정말 몸서리쳐질만큼 짜릿한 순간이다.
그리고, 9회 등장해 버린 박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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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와 찍은 유일한 사진. 저기 뒤에 마운드 근처에 보이는 사람이 박찬호이다.



오오...경기는 이걸로 마무리 인가 싶었는데, 마지막 타자는 다름아닌 일본을 대표하는 메이저리거인 이치로 스즈키. 이 타이밍에서 일본 사람들도 이치로를 큰 소리로 외치며, 야구 후진국이라고 생각했던 한국과의 경기 패배를 면하려 발버둥 쳤다. 하지만, 결과는 유격수 플라이.
3:2 한국 승. 이런 경기를 눈 앞에서 보게 되다니. 정말 대단했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있을까? 타국에서 모국의 승리를 보면서 기뻐하는 일이 이런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