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1. 26. 02:52

전세집에 산다는 것.

오늘 저녁에 집 주인한테 전화가 왔는데, 내년 2월로 되어 있는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여기 들어와서 살기로 했다나?
그래서, 혜진이와 갑자기 난리 법석을 피우며 우리가 이사갈 수 있는 집들을 한 번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찌나 전세가 다들 비싸던지...... 사실, 서울 한 복판만 아니면 약간 론을 끼면 집을 살 수 있을 정도가 되어서, 집을 살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바로, 그 생각을 접었다. 왜냐면, 우리 집을 이런 빡빡한 도시 한 가운데 마련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세를 찾아야 하겠지만, 그 집에 가면 정을 붙이고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집같이 아끼면서, 애정을 가지고 꾸미고, 어떻게 하면 집이 더 좋아질까 고민하고...... 아마도 안 될 것이다. 전세에 산 다는 것은 역시, 이런 문제가 있는 것 같다.

ps) 이사갈 동네의 후보로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 부근, 상암동 월드컵 아파트, 그리고 되든 안되든 북촌 한옥마을이다. 북촌 한옥 마을은 아파트에 살기 싫은 내가 빡빡 우겨서 일단 후보 리스트에 집어 넣었다. 전혀 현실성이 없다. 게다가 혜진이는 도둑을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한 번 둘러볼 생각이다. 아직은 없지만, 새로 태어날 가족에게 아파트를 생의 첫 집으로 하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