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8. 21. 12:18

첫 베트남 출장(8.16~8.19)

혹자는 내가 원래 외국에 있어야 할 팔자라고 하던데...여튼, 일본에서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다시 외국과 관련 된 일을 하게 되었다. 출장가야 할 곳은, 베트남...나는 사실 베트남에 대한 사전 지식이 거의 없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사정으로 황급히 떠나게 되었던 터라, 사실, 약간의 두려움 + 찜찜함도 있었지만, 나에게는 비행기타고, 어딘가로 떠나가본다는게 항상 기쁜일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공항으로 떠났다.
길이 하나도 막히지 않아서, 공항에 너무 빨리 도착을 해 버렸다. -_- 그래서, 공항을 둘러보기로 했다.

내가 타고 갈 비행기를 발견했다. 흠...생각보다 작은걸...B767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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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너무 많이 남은 관계로 공항을 쭉 돌아보기로 했다.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서도 있지만, 생각보다 외국 항공사 비행기가 많이 보이지 않아서, 정말 없는건지 확인해 보고 싶었던 탓이 크다. 나리타 공항에 갔을 때는 이런 저런 항공사들의 비행기들이 참 많이 있었는데, 인천공항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니, 살짝 기분이 나쁘기도 했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은걸~!


인천 공항을 대충 한 2~3바퀴 돌아보고난 다음에 비행기에 올라탔다. 예상외로 많은 사람들!! 아니, 베트남과의 교역이나 왕래가 늘었다고는 들었지만, 평일 비행기에 이렇게 꽉꽉 들어차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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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탄 비행기는 중국의 동쪽 해안선을 따라서 계속 남쪽으로 내려갔다. 흠..하늘은 맑고 노을은 멋지고나~!

잠시후, 승무원이 뭘 적어야 한다면서, 종이를 하나 가져다 줬다. 대충 출입국 신고서 같았는데, 거기에 선명하게도, 'The Social Republic of Viet Nam'이라고 적혀있는게 아닌가?! 사회주의 공화국...흠...그렇지, 내가 가는 곳은 공산주의 국가지. 이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살짝 긴장 되었다. 물론 전에 러시아에 가 본적이 있었지만, 혼자 그런 국가를 여행하는건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정말 여러 다양한 곳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기 시작했다. 나는 우물안 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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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의 핵심인 기내식 등장! 나는 사실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회원이다. 일본에 있을 때 워낙 들락날락 했더니 그렇게 되었다. 아시아나 기내식을 받고 느낀점은, 좀 더 승객을 고려했구나 하는 거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기내식에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는 고추장이다. 대한항공 탈 때는 맨날 고추장 달라고 요청해야 했었는데, 이번에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작은 부분이지만, 이런게 배려가 아닐까?

이러는 사이에, 베트남에 도착...여기 공항 근무하는 직원의 모습을 보고, 나는 북한을 떠올렸다. 군복 비스무리한 유니폼이란! 나에게 거부감으로 다가왔다. 좀 바꿔라..!!


세관 통과도 대충대충, 입국 심사도 대충대충, 여튼, 순식간에 이런 저런 검사를 통과하고선, 바깥에 나섰더니, 택시들이 주루룩 줄을 서 있다. 두리번두리번 하고 있는데, 어떤 넘이 다가와서 택시 찾냐고 묻는다. 그래서, 그렇다고 했더니 따라오랜다. 50%의 의심과 함께 따라갔더니, 택시는 무슨 택시...쪼그마한 봉고차 같은게 하나 서 있다. 이쉐이, 이걸 택시라고 뻥을 치다니~! 훽 돌아서서 다시 제 자리로 돌아왔다. 그래서, 택시 처럼 생긴 넘을 탔다. 차종은 대우자동차의 누비라. -_-;;; 잠시만 기다리란다. 알고 봤더니, 그 녀석 합승 시도중! 그런데, 한국 사람들이 그런거 좋아하나..어디...그래서, 결국은 나 혼자 타고 가게 되었다.
당황했던건, 고속도로에서도 나타나는 스쿠터. 와중에 헬멋 없고, 둘이 탄것도 제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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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머물렀던 호텔은, 힐튼 호페라 호텔이다. 오페라라는 이름이 뒤에 붙은 건, 호텔 뒤에 오페라 하우스라고 불리는 유럽풍 건물이 하나 있기 때문이다. 꽤나 근사하게 생겼는데, 거기서 오페라를 하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_-;;;
호텔은 나름 만족스럽다. 그렇지만, 2% 부족한 뭔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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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났더니, 바깥에 부슬부슬 비가 온다. 동남아 특유의 푹푹찌는 날씨를 상상한 나로서는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낮에 본 하노이는 약간 복잡한 우리나라 소도시의 느낌이다. 특히나 자동차 사이를 미친듯 빠져나가는 스쿠터들이 이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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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와인이 그득한 식당에 갔다. 참 이색적인 것이 식당 문 건너에는 허름한 가게들만 즐비했는데, 그 가게들 가운데, 이렇게 세련되고 특이한 곳이 있다는 것이다. 언발란스한 느낌, 개밥의 도토리...술은 즐기지 않지만, 칠레산 와인은 훌륭했고, 요리들도 전부 처음 보는 것들이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내가 있던 날동안 하노이는 계속 흐렸다. 사람들이 여름의 하노이는 엄청 덥다고 했는데, 별로 그렇게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베트남 사람들이 날씨가 참 찝찝하다고 했지만, 우리나라 여름 장마가 이번에 지루~~했었기 때문인지,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오히려 깨끗해 보이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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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음식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쌀국수가 대표적인 음식인데, 진짜로 그랬다. (사실, 짜장면이 중국음식이 아니라는 걸 알고서는 그 이후로는 음식의 국적은 거의 믿지 않게 되었다.)
Pho24라는 베트남 내에서는 대략 유명하다고 하는 체인점이었는데, 예상외로 괜찬았다. 그리고, 쌀국수의 맛도 한국것과 비슷해서, 특별히 비리거나 향이 너무 강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뭔가 긴 도너츠 비슷한 것도 같이 있었고, 그걸 국물에 찍어먹었는데, 나쁘지 않았다.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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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의 마지막 저녁. 일을 다 마치고, 대우호텔로 갔다. 여전히 비는 부슬 부슬. 전부 우비를 뒤집어 쓰고 스쿠터 타고 다니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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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너무 잘 얻어먹는건 아닌지...중식 뷔페에 갔다. 여기 시스템은 좀 특이해서, 왔다갔다하면서 먹는게 아니라, 먹고 싶은걸 그냥 주문을 하는것이다. 아무거나, 먹고싶은만큼. 약간 당황스러운 시스템이었지만, 가격표의 압박에서 벗어나 주문할 수 있다는게 장점이지 싶다. 물론 돈을 내지 않는다면 말이다.


하노이 국제공항의 모습. 밤 늦에 동경, 오사카 등으로 가는 비행기들 때문에,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웃긴건, 밤 11시 즈음에 한국 가는 비행기 3편이 동시에 뜬다는 거다! -_-;;; 말이 되나? 살짝 어이없는 시츄에이션이다. 저녁에도 뜨고 오후에도 뜨고 좀 그래라..이게 뭐냐?

며칠 뒤에 또 여기 온다고 생각하니, 약간은 정을 붙여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하노이는 동남아의 도시지만, 좀 다른 느낌이다. 프랑스의 영향으로 건물이나 분위기가 약간은 유럽틱하기도 하고, 호수가 있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이제 프로젝트 시작이다...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