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Switzerland(2007)'에 해당되는 글 9건

  1. 2007.12.13 [스위스 자동차 여행-9일째]2007.6.28 안녕!! 스위스~ 4
  2. 2007.11.26 [스위스 자동차 여행-8일째]2007.6.27 혜진이의 마음의 고향. 브쟝송 1
  3. 2007.10.17 [스위스 자동차 여행-7일째]2007.6.26 초콜릿 공장의 비밀(??) 1
  4. 2007.08.18 [스위스 자동차 여행-6일째]2007.6.25 시옹성을 가다. 1
  5. 2007.08.04 [스위스 자동차 여행-5일째]2007.6.24 패스 3형제를 다시 넘어 인터라켄으로..... 1
  6. 2007.07.16 [스위스 자동차 여행-4일째]2007.6.23 산의 여왕. 리기산을 오르다. 2
  7. 2007.07.12 [스위스 자동차 여행-3일째]2007.6.22 자동차로 알프스 헤메기 4
  8. 2007.07.09 [스위스 자동차 여행-2일째]2007.6.21 본격적인 여행 시작 2
  9. 2007.07.05 [스위스 자동차 여행-1일째]2007.6.20 드디어 궈궈~~ 2
2007. 12. 13. 15:31

[스위스 자동차 여행-9일째]2007.6.28 안녕!! 스위스~

[취리히->하이디 마을(Maienfeld)->밀라노]

처음 여행 계획 잡을 때는 일정이 짧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스위스에서 머무는 것이 오늘이 마지막이다. ㅜㅜ
오늘은 취리히를 출발해서, 하이디마을을 거쳐 밀라노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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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는 다 이렇게 생긴 것 같다. 있는 곳에서 어디서든 거의 푸른 산을 볼 수 있고, 거의 대부분의 곳에서 쪽빛 호수를 볼 수 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좀 부럽다.
하이디 마을을 마이엔펠트라는 곳에 있는데, 취리히에서 대략 남동쪽으로 한시간 남짓 떨어져 있다. 대략 이 동네는 독일어권이었는데,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하이디 어쩌고 하는 것이 보이길래, 다 왔구나~ 하고 스윽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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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 어쩌고 하는 것이 워낙 많아서 잠시 여기가 하이디 마을인가 생각했지만, 암만 생각해도 내가 사진에서 본 것과는 좀 차이가 있었다. 그래서, 안내판을 보니, 여기서 조금 더 가야 한다고 한다. 그럼 그렇지. 조금 더 가니 마이엔펠트 인터체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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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가 마을이 있길래, 차를 세우고는 하이디마을이라는 표지판을 따라서 걸어 올라가기로 했다. 하이디마을에 차를 타고 간다는 건 상상이 잘 안되서리. 올라가는 길에 보이던 마을도 얼마나 귀엽던지...인터넷은 안되겠지? 그런데, 한참 올라갔는데도, 하이디 비스무리한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차를 타고 가는 하이디마을을 실행해보기도 했다.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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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는 길에 또 다른 표지판을 만날 수 있었다. 거기에 버스도 몇 대 세워져있었는데,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이 있었다. 표지판을 자세히 살펴보니, 하이디가 살던 곳, 하이디가 양 몰고 풀 뜯기던 곳, 등등 해서, 10개가 훨씬 넘는 포인트가 표시되어 있었다. -_-;;; 하이디가 실존 인물도 아닌데, 뭐지?
잘 올라가다가 차를 세우고는 오솔길을 따라 걷기로 했다. 날씨도 너무 좋았고, 오솔길도 정겨웠던데다, 경치도 너무 좋아서, 기분마저도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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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일로 혜진이도 즐겁게 걷는다. - -;;; 그렇게 걷기 싫어하던 혜진이였는데. 후후후. 아무래도 우리는 나중에 돈 많이 벌면 이 동네 와야 할까부다. 너무 잘 적응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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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만화로 알프스 소녀 하이디를 어렸을 때 보았고, 그게 내가 하이디를 알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만화에서는, 동글동글하게 생긴 하이디가 둥글둥글한 집에 살았었는데, 와서 보니, 만화에서의 느낌은 아니다. -_-;;; 훨씬 더 현실적이랄까? 아, 여기서 힘들게 살았겠구나, 뭐 이런 느낌..특히, 내가 알고 있는 하이디의 이미지와 스위스에서 그림으로 본 하이디의 이미지는 너무 달랐다. 하나도 안 귀엽다. 그래서, 약간 실망. -_-;;;
일본 만화의 영향 때문인지, 이 곳은 일본인 관광객이 많이들 찾는다고 했다. 실제로 내가 갔을 때도, 대부분이 일본인 단체 관광객들이었다. 그렇다면, 하이디는...스류스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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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서 오솔길을 걷는것은 사람을 상당히 기분 좋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나도 그렇고, 혜진이도 그렇고, 상당히 걷는 것을 즐기고 있었다. 오솔길을 내려와, 차를 타고 스위스를 떠나 이태리 밀라노로 출발한다. 이게 스위스의 마지막 일정이라니..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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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를 가기 위해서는 또 한 번 알프스 산맥을 넘어야 한다. 이전에 이태리에서 넘어올 때는 고속도로를 탔고, 이번에는 국도다!! 이젠 제법 스위스 산길에 익숙해 져서인지, 한국에서 운전하는 것 보다 훨씬 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알프스를 보며 운전하는 것도, 이번 여행에서는 마지막. ㅜㅜ 어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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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성을 좋아하는 혜진양. 길을 가다 성이 보이면, 바로 카메라를 집어들고 사진을 찍는다. -_-;;; 예전에 저기서 살았었나? 왜 그려? 허긴, 나도 저런 성이 좀 신기해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예전에는 저기서 맨날 싸우고, 전쟁하고 그랬겠지? -_-;;; 아닌가? 아님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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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는...너무 작다. 북부 취리히에서 부터 하이디 마을에서 탱자 탱자 놀다가 쉬엄쉬엄 왔음에도 불구하고, 오후가 되자 바로 남단 이태리 국경에 도착. -_-;;; 뭐여~ 너무 아쉽쟈나~~!!!
밀라노는 스위스가 아니다. -_-;;; 밀라노에서 운전하는 것은 대충 베트남에서 운전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베트남에는 스쿠터가 도로에 엄청 많다는 것. 급작스런 끼어들기와, 보일락 말락하는 차선은 베트남과 별반 다르지 않다. 와중에, 이 곳은 좀 나은 편이라니...-_-;;;
이태리 피렌체에 살고 있는 혜진이 친구 꽁양 부부가 친히 밀라노까지 와 주었다. -_-;;; 나는 사실, 밀라노와 피렌체가 대략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그게 아니란다. 절라 멀다네~. 여기 까지 와 줘서 얼마나 미안했던지...호텔에 짐 풀자마자 밀라노에서 유명하다는 피자집으로 갔다. 물론, 차는 주차장에 박아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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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양 부부. 다시 한번 감사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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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걸 타고 간다네.

밀라노는 역사가 있는 도시라 그런지, 도심지에 들어가면 대충 다 유적지다. 로마는 이것보다 더하다는데..-_-;;; 스위스에서는 대충 카메라 들이대면 아름다운 경치가 보였다면, 여기는 대충 들이대면, 유적지들, 혹은 유적지 비스무리하게 생긴 건물들이다. -_-;;; 우리나라는...생각해 보면, 대략 부럽다는...떱...그래서, 피자집을 가는데도 여러 유적지와 명소랄까..뭐 그런 곳들을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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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가 ETRO 공장이 있다는데, 여기서 ETRO는 우리나라에서의 이미지와는 달리 상당히 고급 브랜드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가방만 유명하고 짝퉁도 수없이 있는데, 여기서는 패브릭으로 유명한 브랜드라, 다들 에트로 이불을 갖고 싶어 한단다. - -;;; 뭐지, 무늬가 복잡해서 잘 때 정신 없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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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집에 도착. 이 곳은 관광지와는 좀 떨어져 있는, 이 동네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관광지 피자는 좀 맛이 다르다나? 허긴, 본토 피자와는 좀 다를 수 있겠지.
여기서 피자를 먹고 생각한건, 내가 그 전에 피자라고 알고 먹었던 것은 피자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냥, 피자 모양의 다른 것일 뿐. 아~~ 생각 하니 또 먹고 싶네. 역시, 가끔은 관광 가이드 북에 나와있지 않은 음식점을 찾아 가는 것이 흙 속의 진주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인 듯 싶다. 적어도 이번 여행에서는 다 그랬다. 피자란 이런 음식이었구나 하는 걸 온 몸으로 팍팍 느끼면서, 호텔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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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양과 혜진이는 둘 도 없는 친구사이다. 어찌나 조아라덜 하는지...-_-;;; 그래도, 내년 초에 꽁양이 한국으로 복귀한다고 하니, 혜진이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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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길에 여러 멋진 건물들을 보게 되었다. 오페라 극장도 있었는데, 이름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ㅜㅜ 역시 여행기는 갔다 와서 바로 쓰던지 했어야 하는데, 5개월 전의 기억을 더듬더듬 하면서 하니, 이게 되나...어디...떱...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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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밤이라서, 별로 잘 보이지 않는다. -_-;;; 옆에서 막 뭐라고 설명해 주는데도, 뭔 이야긴지 하나도 안 들어오고, 건물 이름도 너무 복잡하고...... 딱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두오모 대성당. 옆에 수천 수만개의 인물 조각이 있는데, 자세히 보면 다 다르다. -_-;;; 헉...여기는 내일 다시 날 밝을 때 와서 구경 하기로 하고...
호텔로 궈궈...

잠만...내일이 여행 마지막이고, 내일 모레면 돌아가는겨? ㅜㅜ


2007. 11. 26. 02:33

[스위스 자동차 여행-8일째]2007.6.27 혜진이의 마음의 고향. 브쟝송

[브쟝송->발리 팩토리 아웃렛(Schönenwerd)->취리히]

* 아...기억이 가물가물해지기 전에 기록을 남겨야 하는데...나의 게으름이란...-_-;;;

다시 아침이 밝았다. 집에 있으면, 주말에 12시가 되어야 겨우 일어나지만, 여행에서는 본의 아니게 아침에 벌떡 일어나게 된다. 긴장을 해서인지, 길을 떠나야 하는 나그네라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여행에서는 부지런해지고, 아침 식사는 꼭 챙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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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식빵이 이렇게 맛있을 수 있는지는 지금까지 알지 못했다. 뭐랄까, 입에서 녹는 느낌이었는데, 그렇다고 버터가 많이 들어가서 느끼한 그런 느낌도 아니었다. 베트남에서 맛본 크로와상에 견줄 만한 느낌이었는데, 아마도, 프랑스가 빵은 세계 최강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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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진이가 매번 사진찍는 장소. 두강.

혜진이가 매번 사진찍는 곳이라는 두강의 다리 위. 혜진이에게는 브쟝송이 매우 특별한 곳이다. 나름 20대의 가장 즐거운 시기를 보낸 곳이라고 했다. 그래서, 항상 이 곳을 그리워했고, 이번 여행의 주제가 스위스였음에도 불구하고, 브쟝송을 일정에 껴 넣은 것도 다 그런 이유에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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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비가 오는 날씨가 좀 아쉬웠지만, 혜진이는 그래도, 즐겁게 이 도시를 뛰어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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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진이가 1년동안 어학연수 하며 지내면서, 매우 건강하게 지냈다고 하는데, 아마도 그 이야기가 맞는 듯 하다. 오전 내내 돌아다니면서도 혜진이는 전혀 지친 기색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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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게 다리를 건너는 혜진이.

브쟝송은 그야 말로, 과거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도시였다. 그러나, 거기에 미래를 지향하는 한 건물이 있는데, 그게 바로 혜진이가 다녔던 학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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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에는 정말 멋있게 생긴 건물이었는데, 규모도 꽤 커서 이게 어학연수만을 위한 학교인지 정말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혜진이가 여기서 공부한지도 7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학교를 오가는 사람들 가운데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가끔 혜진이가 있던 때 학생들을 가르치던 선생들 가운데, 혜진이가 기억해 내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그들은 혜진이를 잘 모른다. -_-;;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건물이 이 도시 사람들로 부터 그다지 환영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도시에 있는 다른 건물들과 전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좀 황당하기는 하지만, 듣고 보면 이해가 간다. 역시 우리나라의 사고 방식과는 사뭇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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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앞을 흐르는 두강을 배경으로 한 컷.

혜진이는 아쉬워 했지만, 이를 뒤로 하고 우리는 취리히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얼마나 아쉬워 하던지, 다음에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몇 번을 하고서야 발길을 움직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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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와 프랑스 국경 검문소.

또 다시 국경을 지나는 듯 마는 듯 하며 건넜다. 이제 가는 곳은, 발리 팩토리 아웃렛. 스위스의 명품 브랜드중 하나인 발리의 아웃렛이 대충 취리히로 가는 길목에 있었다.(정확한 길목은 아니었지만, 대략 조금만 돌면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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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성이다.

고속도로를 벗어나자 또 다른 성 하나가 나타났다.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여튼 감탄사를 내뱉으면서 사진 한 컷. 또 조금 더 가니 오른쪽으로 넓디 넓은 밀밭이 나타난다. 우리 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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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좀 더 몰고가니, 드디어 발리 팩토리 아웃렛이 나온다. 사실, 나는 발리에 대해서 잘 몰랐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꽤나 유명한 브랜드이고, 특히 신발이 매우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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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팩토리 아웃렛.

막연히 한국보다는 훨씬 쌀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구경을 시작했다. 여기서 목표는 장모님과 어머니 선물을 사는 것이었는데, 혜진이와 몇 개의 가방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몇 시간동안 고민을 했다. -_-;;; 까딱하면 둘이 맘 상할 정도로 힘든 고민을 거듭하다가, 가죽 가방 두 개를 집어들고는 얼른 나왔다.
이제 고속도로를 타고 취리히로 향했다. 우리 여행의 특징인, 준비 없음 때문에 호텔을 찾아서 또 살짝 해메기 시작했다. 호텔을 발견하고는 U 턴을 하려고 신호를 찾았는데, -_- 찾지 못해서, 동물적인 감각으로 빙빙 돌아 겨우 찾아갔다. -_-;;; 인간 네비게이션이라고 불러 줘~.
취리히는 그 전까지의 스위스 도시와는 다르게, 지저분한 곳이 보인다. 그리고, 호텔도 약간 더 허름한데, 꽤 비싼 편이다. 그래서, 우리는 호텔식의 유혹을 뒤로하고, 근처 싼 식당을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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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진, 비싸서 오늘은 어쩔 수 없다. 이걸로 저녁을 때우자고...~~

가까운 미래에 가족이 하나 더 늘면, 너의 마음의 고향 브쟝송에 다시 한 번 가보자고...그리고, 맘 놓고 발리 쇼핑도...후후
2007. 10. 17. 10:25

[스위스 자동차 여행-7일째]2007.6.26 초콜릿 공장의 비밀(??)

[Vevey->네슬레 공장->브장송]

* 마지막으로 여행기를 쓴게 거의 2달 전. 열심히 쓰다가 출장가고 뭐 하고 하다보니, 리듬을 잃어, 써야지 써야지 하다보니 시간이 그냥 이래 저래 흘러가 버렸다.

전날 호텔 찾느라고 너무 고생을 한데다,  어둑어둑해져서  도착했기 때문에, 사실 호텔이 어떻게 생겼는지 전혀 몰랐다. 다만, 좀 괜찬아 보인다 이정도? 아침에 밥을 먹으러갔는데, 그 흔한 동양인 여행객들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_-;;; 갑자기, 우리가 정말 주체적인 여행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흐뭇한 기분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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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고 혜진이가 이것 저것 챙기는 동안 나는 호텔이 어떻게 생겼나 구경을 나왔다. 호텔 앞에는 제네바 호수가 펼쳐져있었고, 여러 척의 요트가 두리둥실 떠 있었다. 몽뜨뤠와 베베는 세계적인 휴양 도시라고 하더니만, 정말인가 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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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을 즐길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정말 아쉬웠지만, 오늘 찾아갈 곳들을 상상하며, 다시 궈궈. 특히나 오늘은 혜진이가 그리워 마지않는 브장송을 가야한다. 그리고, 나는 네슬레 공장을 꼭 가보고 싶었기 때문에 오늘은 둘 다 기대가 되는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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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서 와인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지? 스위스에서도 와인이 나온다. 그래서, 제네바 호수 인접한 곳에는 정말 많은 포도밭이 있었다. 그런데, 나는 왜 스위스 와인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을까? 알고 보니, 그다지 생산양이 많지 않아서 수출을 할 물량이 많지 않다고 한다. 대략 자국 내에서 소비를 한다나? '너네는 와인도 좋은거야?'라는 시샘어린 질투를 하면서, 베베 시내로 향했다.
사실, 베베로 간 이유는 네슬레 공장을 찾으러 간 것이었는데, 시내를 약간 배회하던 중 시장을 발견했다. 그래서, 반가운 마음에 시장으로 우리는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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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시장에서 파는 것들은 대부분이 식료품이었는데, 근처에 있는 농장이나 가정집에서 만든 것들을 가지고 나와서 팔고 있었다. 스위스의 자연이 보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너무 맛있어 보인다. ㅜㅜ (똑 같은 시장인데, 우리나라 재래시장이랑은 뭐가 다른건지...알다가도 모를 노릇이다.) 점심을 빵으로 때우기로 하고, 혜진이는 빵과 약간의 버터를 샀다. 그래, 싸게 놀아야지...여기는 다 좋은데, 먹는게 너무 비싸.
다시, 네슬레 공장을 찾으러 출발. 책에 보니, 네슬레에서 후원하는 음식 박물관 어쩌고 하는게 있다. 아..여긴가보다 하면서, 호수가를 따라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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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베의 호수는 유명 인사들이 사랑했던 곳으로 유명한데, 프레드 머큐리와 찰리 채플린이 이 곳에서 오래 머물렀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호수 곳곳에 예술 작품도 많고, 찰리 채플린의 동상도 있다. 반가운 마음에 찰리 채플린과 대화를 나누다 다시, 박물관을 찾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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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이라...나는 분명히 공장을 찾고 있었는데, 막연히 이게 그거겠지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는거. 네슬레가 후원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 곳은 말 그대로 음식 문화 박물관이었다. 어쩔까 하다가 일단 둘러보기로 했다. 이 곳의 타겟은 아마도 어린 학생들 같았다. 선생님을 따라 견학 온 듯한 몇 무리의 학생들이 박물관에 있었고, 이 곳에서 실습을 하기도 하고, 이것 저것 만지면서 음식에 대한 역사와 예절 같은 것을 익히고 있었다. 처음에는 약간 유치하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 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어떻게 생각하면 필요한 곳이지만, 우리나라에는 없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_-;;;
견학을 다 끝내고, 이 곳의 매니저에게 네슬레 공장이 어디있냐고 물었다. 여기서 차를 타고 40분 정도 가야 한단다. 뭐 생각할게 있나? 고고씽... 역시 이런 것이 자동차 여행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
베베에서 베른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타고 30여분 정도 가다가 고속도로에서 내려 또 약간 들어가면, 네슬레 공장을 찾을 수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네비게이션 없이 어떻게 다녔는지, 내 스스로가 용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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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공장을 가 보는건 어릴 때 코카콜라 공장 가 본것 이후에 처음인 것 같다. 어찌나 기쁘던지. 내가 한국에서 찾았던 곳을 직접 찾아왔다는 것 때문에 더 더욱 기분이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공장에서 초콜릿을 정말 많이 먹었다. -_-;;; 초콜릿을 시식하는 코너가 있었는데, 혜진이가 좀 먹다 말고 안 먹겠다고 나에게 뒷 처리를 부탁한 것들이 좀 많았다. 속이 니글니글. 그나마 공짜였기 때문에 참았지, 안 그랬으면, -_-;;; 나중에 우리 애가 태어나서 좀 세상 물정을 이해할 만 하면, 이 곳으로 데려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어릴 때 오면, 기억도 못할 거니까. 이 곳에서 회사 동료들에게 나눠 줄 초콜릿을 잔뜩 사고나서 우리는 로잔느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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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로잔느로 간 이유는 로잔느를 구경하러가 아니다. 옷을 사런 간 것이다. 출발하기 전에 내가 혜진이 한테 짐을 좀 줄이자고 압박(?)을 넣었는데, 그것 때문에 혜진이가 긴팔옷을 다 빼버렸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 왔더니, 원래가 좀 서늘한 동네인데다가 우중충한 날씨가 계속 되었다. 그래서, 반팔옷은 꺼내지도 못했고, 혜진이는 모든 사진에 똑같은 옷을 입고 등장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이런거 별 일이 아닌데, 여자라서 신경이 쓰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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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을 옷 찾아 둘러 본 로잔느에서 결국 아무 것도 사지 못했다. 여행 경비 걱정에 손 떨려서 못 산게 아니라, 살만한 옷들이 보이지 않았다. 이 동네 패션 코드랑 우리랑 전혀 맞지 않나 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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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쟝송으로, 궈궈...

옷 사는 걸 포기하고, 드디어 혜진이가 가보고 싶다고 노래노래 하던 브장송으로 간다. 스위스에서 프랑스 도시의 이름이 표지판에 보이는 것이 약간 낯설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베이징 이름이 교통 표지판에 있는거랑 비슷하니깐. 역시, 이런 것들이 아직 세계화 되지 않았다는 이야긴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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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국경.

프랑스로 들어섰다. 엉렁 뚱땅, 옆 동네 가듯이 국경을 넘었다. -_-;;; 이번에는 스탬프 조차 받지 못했다. ㅜㅜ 스위스가 워낙 주위의 국가들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프랑스로 넘어와도 뭐가 다른지 사실 별 다른 느낌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동네들을 지나면서 고성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는데, 그걸 보고서야, 이 동네가 약간 프랑스 느낌이 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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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반 정도 운전해서, 드디어 혜진이가 꿈에 그리던 브장송에 도착! 자, 이제 부터 호텔을 찾아야 하는데, 혜진이가 아는 호텔중에서 도대체가 빈 호텔이 없었다. -_-;;;  그래서, 구시가 쪽으로 가보기로 했는데, 구 시가는 길이 좁고 일방통행이 많아 호텔 표지판을 보고서도 당췌 호텔을 찾을 수 가 없었다. 이렇게 한참 헤메다가, 호텔스럽지 않게 생긴 호텔 하나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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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은 ㄷ자 형태로 생겼는데, 대충 건물이 300년에서 500년이 되었다고 한다. 그 동안 건물을 수리하고 증축하면서 관리했다나? -_-;;; 우리 나라였으면, 문화재쯤 되었을만한 역사를 지닌 건물인데, 요즘에는 개조해서 호텔로 쓴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참 부러운 모습이다. 서울에 몇 백년 된 고택들이 중심가에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적어도 한 도시나 국가의 아이덴티티는 지킬 수 있지 않았을까, 지금 처럼 국적 불명의 엄청 큰 도시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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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잠시 짐을 풀고, 혜진이의 기억속으로 같이 걸어보기로 했다. 이 도시가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구도심에는 신식 건물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혜진이는 길을 걸으면서, 기억 속에 있는 건물들을 하나씩 찾아내며 상당히 기뻐한다. 빠니니집 앞에서는 옛날 기억을 되살리며, 참치 빠니니를 하나 집에 들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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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여행을 다시 기약하며, 빠니니집 옆에 아이리쉬 펍에서 흑맥주 한잔...
2007. 8. 18. 01:27

[스위스 자동차 여행-6일째]2007.6.25 시옹성을 가다.

[인터라켄->시옹성->몽뜨뢰]

라우터 브루넨에서 융프라요흐에 올라갈것인가 말것인가 고민하던 우리는 과감하게도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우선 나는 10여년 전에 올라가 봤었고, 혜진이는 산에 오르는 건 그냥 별로란다. 전반적으로 혜진이는 이 동네에 대한 감정이 별로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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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캠핑장에서 잔게 별로 였고, 컨디션도 나쁜게 아마도 이유인가 보다. 그래서, 누구나 다 간다는 융프라요흐를 그냥 넘어가기로 하고, 인터라켄으로 나가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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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못내 아쉬웠던 나는 쉴터호른 쪽으로 좀 더 차를 타고 가보기로 했다. 며칠동안 산만 봐 와서 이제 아무리 멋진 풍경이라도 질릴 때가 된 듯도 하지만, 아직 그렇지 않은걸로 봐서는 이 동네가 아름답기는 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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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컨디션 바닥의 혜진이와 함께 인터라켄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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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에는 인터라켄은 스위스의 도시들 가운데 가장 상업적인 도시 같다. 다른 도시들은 아무리 유명해도,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인터라켄은 '아, 내가 관광도시에 왔구나.' 하는 생각을 절로 나게 했다. 그렇다고 천박하거나 싫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너무 많은 기념품 가게와 퐁듀 가게들이 이 동네의 고유색을 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인터라켄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점심시간이 되어 식당에 들어가기로 했다. 스위스에 왔으니, 퐁듀는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먹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혜진이 말이 고기 퐁듀가 맛있다나? 그래서, 그거 하나랑 혹시 배가 고플지 모르니, 햄버거 하나를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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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퐁듀라고 들었을 때 내가 상상했던 것은 익힌 고기를 녹힌 치즈에 찍어 먹는 음식이었다. 그래서, 느끼해서 어떻게 먹나 살짝 고민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생각했던거랑 좀 많이 달랐다. 생고기와 육수 같은 것이 나왔는데, 고기를 끓는 육수에 익혀 먹는 것이다. 뭐랄까, 샤브샤브와 비슷한 면이 있는 것이었다. ㅜㅜ 아니, 이러면, 빵을 치즈에 찍어먹는 퐁듀는 못먹는겨? ㅠㅠ
점심을 먹고 드디어 출발. 오늘의 경로는 Zweismmen을 거쳐 시옹성, 몽뜨뢰까지 가는 것이다. 당연히 이번에도 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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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하는 혜진.

혜진이가 운전 한 번 해 보고 싶다고 해서, 잠시 혜진이에게 운전대를 맡겼다. 유럽에서의 처음 운전을 하는 혜진이. 대충 15분쯤 하다가 불안해서 운전대 다시 회수.
사실, 이 길은 기차로 가면 좋다고 소문난 길이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한적한 시골 같은 풍경이 이어지는 곳이다. 스위스식 샬레도 보이고, 이곳이 정말 스위스의 농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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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하다가 나타난 철도 건널목으로 골든 패스 익스프레스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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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자동차 여행 계획을 세우기 전에 기차를 타고 이동할 생각을 했었는데, 그 계획대로 움직였을텐데. 순간 살짝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자동차 여행에 만족하고 있었기 때문, 기차가 지나가는 걸 본걸로 만족.
Zweismmen을 지나면서 슬슬 또 산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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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나라는 참 신기한 면이 있다. 한참 또 산을 타고 넘어가다가, 휴게소 비슷한 곳이 나와서 쉬러 갔다가 잠시 가게에 들어갔는데, 이전까지는 독일어를 쓰던 나라가 갑자기 불어를 쓰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필받은 것은 불어가 유창한 혜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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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갑자기 나타난 안개.

시옹성에 거의 다 왔는데 나타난 안개. 안개 너무 자주 만나는거 아냐??!! 스위스의 안개는 정말 지독한 것 같다. 안개가 한 번 나타났다하면 거의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그리고, 대충 산이 생겨먹은 것이 매우 험하기 때문에 안개가 끼면 운전하는 것이 아슬아슬해진다. 와중에 가로등이 없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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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꾸역꾸역 넘어 제네바 호수가 보이기 시작하고, 호수를 따라 몽트뢰쪽으로 가다보니, 시옹성이 보인다. 그런데, 내가 생각해도 놀라운건 네비게이터 없이 그냥 책 하나 떨렁 들고 길을 이렇게 잘 찾아내는 것이다. 거의 헤메지도 않는다. 훗훗훗....
근처에 대충 차를 세워놓고 시옹성을 쭉 둘러 보았다. 그런데, 다른 건 다 괜찮았는데, 비에 대비해 우산을 준비하지 않아서 비를 추적추적 맞으며 시옹성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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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옹성의 역사는 대충 1000년 정도 된 것 같다. 그런데, 만화에서 보면 성 안이 훤 하니 밝고, 뭔가 낭만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성의 많은 부분이 감옥이나, 시체 보관소 등으로 쓰이고 있었던 장소였다. 시옹성은 멋있는 건축물이었으나, 그 역사를 들어보면, 그야말로 피비릿내가 난다고 해야하나? 이런걸 보면, 정말 인간이 이 정도까지 문명화 되기 까지 정말 많은 시간이 걸린 것 같다.
시옹성을 둘러보고, 호텔을 잡기위해서 우리는 또 한번 헤매야했다. 장소가 몽뜨뢰이기도 했고, 그 때 뭔가 행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 좋게도, 우리는 호수가에 멋들어진 호텔을 구할 수 있었다. 거기서, 인터넷도 되어서 무한도전을 다운 받았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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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 호수 가에 있는 호텔. 오래 머물지 못해 아쉽다.





2007. 8. 4. 01:41

[스위스 자동차 여행-5일째]2007.6.24 패스 3형제를 다시 넘어 인터라켄으로.....

[그림젤 패스->푸르카 패스->서스텐 패스->인터라켄->라우터부르넨]

스위스 여행 5일 째. 대충 이 정도 되니까, 10여일 정도의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돌아가는 날짜 빼고, 뭐 하고 그러면, 이제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왠지 현실로 돌아가기 싫은 마음이랄까?
아주 나이스했던 루체른의 호텔을 떠나려고 하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 언제 또 이런 호텔에 와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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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기 전에 약국을 들를 일이 있어서, 루체른의 중앙역으로 향했다. 보통, 유럽 여행을 하면 지겹도록 기차역을 들락날락하게 되는데,우리는 조그마한 시골역 빼고는 거의 역 구경을 하지 못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역에 대한 이미지는 대부분 부산역이나 서울역으로 부터 기인한 것들인데, '대충 깨끗하지는 않다'라는 것과 노숙자 아저씨들을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루체른 중앙역은 그런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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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일기예보에서는 날씨가 구리다고 했었지만, 그것을 비웃기라도 하듯 화창한 날씨가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원래 계획은 인터라켄으로 가서 뭔가 액티비티를 하다가 라우터부르넨 캠핑장으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번에 푸르카 패스와 그림젤 패스를 지날 때 날씨가 너무 흐려 많이 아쉬웠고, 그 때 보지 못 한 뭔가 멋진 풍경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정을 살짝 바꿔 그림젤 패스, 푸르카 패스를 지나 지난 번에는 가지 않았던 서스텐 패스를 넘어가기로 했다.
사실 전에 날씨가 좋지 않아 아쉬웠던 것은 패스 뿐 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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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링겐에서 루체른까지 가는 길도 그 때는 날씨가 흐려서 날씨가 좋을 때 다시 봐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오늘 날씨가 우리를 도와준다. 루체른에서 마이링겐 사이에 두 개의 호수가 있는데, 이 호수가에 있는 마을들이 정말 예술이다. 대충 카메라 들이대도 예술 사진이 나온다는게 거짓말이 아닌 것 같다.
마이링겐을 지나 그림젤 패스로 향했다. 슬슬 돌산이 나타나고 길이 슬슬 험란해 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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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난 번에 지나올 때와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그 때는 안개에 대부분 가려져 있어서 운전하는게 무서웠지, 다른 것들은 별로 보이지 않았었는데, 거친 알프스의 산줄기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지난 번과 다른 또 하나는 오토바이족들이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가끔 떼빙 하는 오토바이맨들도 보인다. 아마도, 오늘이 주말이라 다들 자기 오토바이 끌고 친구들이랑 같이 나오거나, 우리나라처럼 동호회 활동으로 하나 부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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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들이 득실득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보이는 125cc짜리 택배 배달용 오토바이가 아니다. 전부 한가닥 하는 오토바이들이다. 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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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 본 그림젤 패스는 돌산이 많이 보인다. 알프스는 전부 초원일꺼라고 생각했는데, 그 환상(?)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그래도, 멋있는 건 어쩔 수 없다. 그 나름대로의, 또 다른 웅장함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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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하면서 이 네들이 부러운 것 중에 하나가, 여러 종류의 자동차이다. 마티즈만한 차 부터 페라리까지, 각 클래스 마다 종류를 다 기억하기 힘들 정도의 자동차들. 뭐 다 사고 싶다는건 아니고, 선택이 다양하다는 것은 소비자로서 같은 비용으로 더 큰 효용을 얻을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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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나는 내 차 라세티를 좋아라 한다. ^^;;;
맑은 날 그림젶 패스를 차로 다니는 것은, 왠지 등산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차 타고 등산하기. 말도 안되지만, 자연의 굴곡을 헤치지 않은 길을 달리는 것은 산에 터널과 쭉쭉 뻗은 고가도로로 달리는 것과는 또 다른 기분을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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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영동 고속도로를 지날 때면, 이 전의 대관령 길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림젤 패스를 지나 이제 푸르카 패스다. 이 산에 왠 기차? -_-;;; 그런데, 알고 보니, 이 기차를 타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 산간 오지를 찾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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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는 산을 넘는 것이 고역이었고, 이 나라의 발전을 막는 장애였겠지만, 이제는 이런 걸로도 돈을 번다. 스위스에는 케이블카, 등반 열차가 정말 많이 있고, 그런 것들을 전문으로 설치하는 회사들이 성업하고 있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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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카 패스는 우리가 인터넷으로 처음 찾은 곳이고, 그 정보 때문에 여기에 오게 되었다. 푸르카 패스가 우리를 이 곳으로 이끌어 줬다고나 할까? ^^ 그래서, 왠지 패스 3형제 중에 이 녀석이 가장 정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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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을 꼬불꼬불 넘어가는 동안, 사진을 열심히 찍던 혜진이는 잠이 들었다. 서스텐 패스로 들어섰는데도 말이다. 한 동안, 사진도 안 찍고 산길과 내가 싸움하는 시츄에이션이 진행되었다. 그러다가, 산길을 오르다 말고 발견한 '버터', '치즈' 간판. 이게 뭐지? -_-;;; 그래서, 길에서 벗어나 찾아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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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잘 못 들었나 생각할 즈음에 나타난 허름해 보이는 집. 저기서 물어봐야겠다 싶어 내려서, 마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여기 혹시 버터랑 치즈 파는 곳 있냐고 물어봤더니, 여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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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를 받아 집 뒷켠에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깔끔하지만, 그다지 현대적으로 보이지만은 않는 공장이 나왔다. 거기서 아저씨가 한참 치즈통을 뒤집고 있었다. 이렇게 해야 한다나? -_-;;; 아저씨는 치즈에 찍힌 일련 번호를 보여주며, 이 공장(??)의 일련 번호라며 사진 찍으라고 한다. -_-;;;
사실, 내가 그다지 치즈를 좋아하지는 않는데, 치즈 보관 창고에서 곰팡이를 막 털어낸 치즈 한 조각을 먹어 본 순간, 사람들이 왜 치즈를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다. 한국에서 먹은 치즈는 다 가짜였다. ㅜㅜ 이런 느낌이 내 인생에 또 한 번 있었는데, 일본에서 마구로 스시를 먹은 때 였다. 그 전까지는 모든 참치회는 얼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생각도 바뀌었고, 맛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었다.
사실, 오기 전에 스위스 여행과 관련 된 TV 프로를 보면서 가면 치즈 공방에 꼭 가봐야지 했었는데, 그 소망을 이루게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혜진이도, 졸다가 깼더니 이런 곳에 왔다면서 기뻐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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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텐 패스.

서스텐 패스는 그 이전의 것들 보다 좀 더 터프해 보인다. 길도 좁고, 풍경도 훨씬 거칠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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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텐 패스 정상에서 점심을 먹었다. 대략 해발 3000미터는 넘을 테니, 내 인생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의 점심인 셈이다. 거기서 올드 모빌 동호회(?)회원들과 겁나 멋진 바이크 동호회 회원(?)들을 만났다. 전에도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누구는 엄청 돈 들여 여기까지 왔는데, 누구는 동호회 활동을 이런데서 하고......살짝 불공평하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우리나라 강원도도 좋긴 하지만, 이 곳은 또 다른 멋이 있는 것 같다.
내가 1994년에 배낭여행을 하면서 스위스에 묵었던 곳이 라우터부르넨이다. 인터라켄에서 살짝 융프라요흐쪽으로 올라가가 보면 있는데, 이 곳에서 봤던 별들을 아직도 잊을 수 가 없다. 그래서, 혜진이하고 같이 한 번 보자 싶어 유명한 인터라켄은 대충 보고, 바로 라우터부르넨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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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터부르넨은 깊은 협곡을 끼고 인터라켄으로 부터 20분 정도 가야 한다. 올라가면서, 살짝 10년도 훨씬 넘은 기억이 새록새록 스며 나오는 것 같았다. 옥빛 물이 흐르는 계곡과 V자 협곡. 흠..변하지 않았군.
라우터부르넨의 캠핑장에 자리를 잡았다. 혜진이의 극렬한 반대로 텐트 치고 자는 것은 포기하고, 캠핑장 안에 방을 잡았는데, 엄청 싸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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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을 헤메는 혜진.

이제, 저녁을 먹어야...하는데, 또 식당 시간을 놓쳤다. ㅜㅜ 이 나라 사람들은 정말 관광객들을 고려해 줄 필요가 있는 것 같은데 말이다. 어떻게 저녁을 해결할까 하다가, 서울에서 혜진이 친구 꽁씨 주려고 가져 온 라면 한 박스를 생각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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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박스 안에 여러 종류의 라면이 섞여 있었는데, 아마도 가장 호응도가 낮을 것 같은 너구리 순한맛을 꺼내 들었다. 꽁씨 먄먄...
그래도, 오늘이 가장 싸게 돌아다닌 날 같다. 하루 종일 차로 산 타고, 자는 것도, 캠핑장에, 먹는 것도 거의 돈 안 쓰고...후후후...자자...이렇게 오늘 하루도 끝인가? 그런데, 우리는 아직 내일 뭘 할지 정하지도 않았다. -_-;;;
일단,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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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에서 본 알프스.





2007. 7. 16. 11:39

[스위스 자동차 여행-4일째]2007.6.23 산의 여왕. 리기산을 오르다.

[리기산(Rigi)->루체른]
오늘은 처음으로 도시간 이동없이, 리기산과 루체른을 돌아보는 날이다. 루체른 근처에는 세 개의 유명한 산이 있다. 리기, 필라투스, 티틀리스이다. 사실, 리기는 그 가운데 가장 나즈막한(그래도 대략 2000미터) 산이지만, 그래도, 산의 여왕이라고 하니, 리기를 오르기로 했다.
리기에 오르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베기스라는 곳에서 케이블카를 타든지, 비츠나우에서 등반열차를 타는 방법이 있다. 우리는 케이블카를 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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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너무 서둘렀는지, 왔더니, 아~~~~~~무도 없었다. -_-;;; 어울리지 않는 부지런함이 부른 결과라고나 할까...케이블카를 타고 리기 칼트바트까지 가서 기차로 갈아타고, 리기 콜룸으로 간다. 리기 콜룸이 리기산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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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케이블카에 우리 둘 밖에 없다고 조아라 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어떤 아주머니가 큰 개 한마리를 데리고 탔다. 분위기로 봐서는 그 아주머니와 개는 이 근처에 사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우리는 돈을 엄청 들여서 여기까지 리기 보러 왔는데, 이 개한테는 앞..산...-_-;;; 이런 젠장. 그러나, 케이블카가 고도를 높히면서, 루체른 호수의 절경이 드러난다. 오올...~~~
순식간에 리기 칼트바트에 도착. 역에서 리기 콜룸까지 가는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가, 일본은 아저씨와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그 아저씨는 호텔을 리기산 등성이에가다 잡아뒀단다. 너무 조용해서, 소 방울소리밖에 안들린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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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춥다고 난리 났다. 그래서, 잽싸게 뛰어가서 등산 점퍼를 하나 샀다. 내가 빨간색을 살 것을 강추했지만, 하늘색을 고른다. 너무 추워서 대충 고르더니 나중에는 크다고 난리. -_-;;; 여튼, 혜진이의 추위를 대충 해결하고 다시 산악열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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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안 추운겨??

기분이 좋아진 혜진. 기차를 타고 추위를 덜어서 기분이 좀 좋아진 것 처럼 보인다. 그런데, 리기 콜룸에 도착했더니만, 아까보다 더 춥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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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기산 정상으로 올라가다 발견한 재미있는 표지판. 하나는 둘러가는 길이고, 하나는 바로 올라가는 길이다. 당연히, 우리는 바로 올라가는 길을 택했지만, 올라가다가 바로 후회했다. ㅜㅜ 넘 힘들고 추워서리.
리기 정상에 올라갔더니만, 바람도 엄청 불고 구름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사진도 딱 한 장만 찍고 후딱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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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라고 스위스를 너무 만만하게 봤나? 이게 산의 여왕이냐? 깡패인거 같은거? 하면서 리기 콜룸에 와서 차 한잔 마시고 나왔다. 사실, 리기 콜룸에서 리기 카트바트까지 하이킹을 하려고 했는데, 날씨가 좀 흐려서 어쩔까 하다가, 하늘에 약간씩 파란 부분이 보이기 시작하는걸 보고는 그대로 강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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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살 걸어내려 가다보니, 날씨가 슬슬 좋아지기 시작한다. 산의 여왕의 면모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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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20분 내려왔더니, 거짓말처럼 날씨가 개어버렸다. 하이킹 하기에는 딱 좋아진 날씨. 주위에는 초원와 움막, 그리고, 젓소 목에 달린 방울소리 뿐이다. 너무나도 평화로운 곳이다. 그렇게 걷기 싫어하는 혜진이도, 잘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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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길을 내려오면서, 혜진이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한 것 같다. 뭔 이야기를 했는지는 비밀. -_-;;; 내려 오는 길에 보니, 이 동네에 사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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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에는 이런 목각 인형들이 서 있다.

그런데, 이런 데서 살면 뭘 하고 사는거지? 일년 내내 소 치나? 너무 심심하지 않을까? 인터넷은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은 내가 하는 걱정은 안 하겠지? 아마도 내가 하는 걱정은 여기서 정말 필요 없는 것들이겠지? 어떻게 보면, 우리 너무 빡빡하게 사는거지? 뭔가 너무 의미 있게 살아보겠다고, 진짜 중요한 건 잊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리기 카트바트까지 걸어내려오니, 2시간 정도 된다. 천천히 구경하면서, 풀밭에 누워 있다가 내려오다보니, 그렇게 걸렸지만, 그래도, 힘들거나 지치진 않다. 리기 칼트바트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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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와서 일단 호텔로 복귀.
잠시 쉬다가 루체른으로 향했다. 나는 잠깐 눈을 붙였는데, 혜진이는 안 그랬나보다. 나중에 나 때문에 못잤다면서, 급 불만을 토로. -_-;;;
스위스의 도시들이 우리나라의 도시들과 비교해 보면, 그다지 크지 않다. 루체른도 마찬가지인데, 내 생각에 루체른에서 시내라고 하면, 카펠교가 보이는 중앙역 근처가 아닌가 싶다. 그 근처에 빈사의 사자상, 빙하 공원, 거울 궁전 등이 다 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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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것은, 혜진이는 카펠교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왜 그런지 이유는 잘 모르겠다. -_-;;; 나는 멋있기만 하구만. 그래서, 카펠교에서 찍은 사진들은 전부 뚱 한 표정. -_-;;;
루체른 시내에서 혜진이가 속옷을 산다고 들어간 사이, 거리에 혼자 멀뚱멀뚱 서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왠 꼬마가 와서, 케익 한 조각을 권한다. -_-;; 이건 뭐지? 둘러보니, 몇 몇 꼬마애들이 관광객들에게 케익을 나눠주고 있었다. 앵벌이? -_-;; 는 아닌거 같고. 뭔가 의사소통을 해 보려고 했으나, 영어는 이 동네에서는 그다지 쓸모있는 언어는 아니었다. 그래서, 일단 한 조각 먹었는데, 맛이 괜찮았다. 그러나, 나는 왜 그걸 꼬마들이 나눠주고 있었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평생 모르겠지?
루체른의 구시가지에는 조그마한 광장이 많다. 그 광장 중앙에는 분수대인지 그 비슷한 것이 서 있는데, 제각각 특색이 있어서, 거리의 멋스러움을 더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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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옮기기 위해서 다시 카펠교로 왔다. 어느 유적지든간에 낙서가 되어 있기는 스위스도 마찬가지인데, 거기에 눈에 확 띄는 한글로 낙서 한 것들도 상당히 많다. 진짜 부끄러운 일이다. 통일의 염원을 꼭 딴 나라 유적지에다가 세겨놔야 하는건지, 동방신기 좋아한다는걸 세계적으로 알리고 싶은건지. 혹시, 아래 사진 낙서한 사람 아는 분은 꼭 그 사람한테 스위스 가서 당장 지우라고. 아..그러면, 더 훼손 되려나? 아님 사과라도 하라고 좀 전해줬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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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가기전에 봤던, TV 프로에 의하면, 카펠교는 사람들이 오가는 길이기도 했지만, 호수로 부터 공격해 들어오는 적들을 막기위한 방어벽이기도 했단다. 그리고, 그 다리에는 스위스의 역사를 그린 그림들이 그려져있었는데, 언젠가 불이나서 반 정도가 훌러덩 타 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몇 몇 그림은 검게 그을린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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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혜진이가 싫어하는 관계로 빨리 거울 궁전쪽으로 가 보기로 했다. 사실, 거울 궁전은 그 다지 유명한 곳은 아니었는데, 우리가 TV에서 나오는걸 보고 꼭 한 번 가봐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다. 그래서, 빈사의 사자상이나 빙하 공원은 과감하게 스킵하기로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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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거울 궁전 보러.

그런데, 막상 와서 보니깐, 빈사의 사자상은 빙하 공원 바로 옆에 있었고, 거울 궁전은 빙하 공원 안에 딸려 있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 보게 되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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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사의 사자상 앞에는 수 많은 동양인 관광객들이 오골오골 모여 있었다. 빈사의 사자상은 루이 14세던가? 그 프랑스 왕을 지키던 스위스 용병들이 왕을 지키다 전멸 했는데, 그들을 기리기 위하여 만든 거란다. 지금은 부국인 스위스도 옛날에는 군사 앵벌이를 통해 돈을 벌 수 밖에 없었다니, 슬픈 역사다. 쩝.
빙하 공원 대충 보고 들어간 거울 궁전. 역시, 이런 유치한 것들이 재밌단 말이지. ㅋㅋㅋ 나이가 몇 갠데, 이런데서 둘이 이러고 놀고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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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른의 모든 길은 카펠교로 통한다? 거울 공원을 보고 장인 어른 시계를 사기 위해서 시내로 나왔더니, 또 지나가게 된 카펠교. 혜진이도 그 새 정이 들었는지, 이번에 사진 찍을 때는 표정이 좀 밝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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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른은 시내에서도 차를 세우기가 어렵지 않은데, 다만 차를 세울 수 있는 시간이 좀 다르다. 시내에 가까울 수록 30분 까지만 세울수 있고, 시내에서 멀어지면, 6시간, 24시간으로 늘어난다. 다만, 시간당 가격은 똑 같다. 우리는 꼬박꼬박 돈을 냈는데, 주위에 보니, 안 내는 사람도 많더만. -_-;;; 우리 너무 착한거야???!!!
루체른의 거리는 5시인가 5시 반인가를 넘어가면, 가게가 문을 닫고, 휑 해진다. 나 참..황당해서.
여튼 오늘 하루도 이렇게 끝났다. 문을 닫아버린 가게들 덕분에 우리는 또, 주유소에 딸린 편의점 같은데서, 저녁을 대충 해결해야만 했다. 이렇게 적응이 안되서야. 이 동네 애들 너무 편하게 사는거 아냐? ^^;;;
2007. 7. 12. 14:42

[스위스 자동차 여행-3일째]2007.6.22 자동차로 알프스 헤메기

[벨린조나->푸르카패스(Furkapass)->그림젤패스(Grimselpass)->메이링겐->루제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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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구리구리한 호텔에서 잤지만, 아침에 일어나니 기분은 정말 좋다. 여름인데, 에어콘이 없어도 되는구나...-_-;;; 창을 열어보니, 날씨는 흐림. -_-;;; 어제는 덥더니만...그래도, 아침에 깨끗한 풍경을 보니, 호텔에 대한 불만도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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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이제 다시 궈궈궈...
출발은 했는데, 고속도로는 어디 있는거야?? -_-;;; 어떻게 할까 하다가 길거리에서 사람들에게 안데르마트까지의 고속도로 어디 있냐고 물어봤다. 어떤 두 아저씨가 이야기를 하다말고, 내가 물어보니깐, 이야기를 멈추고 열심히 설명해 준다.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보면, 열라 긴 터널이 나오는데, 나가자마자 빠져나가라고. 그 아저씨, 열라 긴 터널을 강조한다. 도대체 얼마나 길면 그럴까 싶었는데, 나중에 보니 정말 길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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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혜진..궈궈..

고속도로에 올랐다. 오늘의 목적지는 푸르카 패스. 푸르카 패스는 자동차를 타고 스위스 여행한다면 꼭 들러보라고 누가 인터넷에서 그래서, 한 번 가 보기로 한 곳이다. 그런데, 건 그렇고, 날씨는 왜 이 모양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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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라 왔다.


우리는 비를 부르는 커플인가? 생각하며, 고속도로를 타고 북으로 북으로 간다. 정말 비가 무섭게 와서, 살짝 걱정이 될 정도였다. 북으로 올라갈 수록 조금씩 지대가 높아지는 느낌이다. 슬슬 알프스에 가까워지는건가? 하지만, 이 비가 오는 와중에도, 풍경은 점점 여기가 스위스라는 것을 더 크게 이야기해 주는 것 같다. 조금씩 감탄사를 유도하는 풍경이 보이기 시작하고, 급기야 우리는 고속도로에 잠시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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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저기 폭포 천지.

이런 고속도로를 지나가다가도 산과 물을 토해내는 폭포가 수두룩 보인다. 너무나도 흔한 절경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날씨는 왜 이러는지... 오늘 푸르카패스를 지나가야 하는데, 과연 올라갈 수 있는건지 살짝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래도, 죽으라는 법은 없다고......후후...휴게소에 가까워지자 살짝 파란 하늘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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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보이나? 파란하늘과 찌르는 듯한 산봉우리.

휴게소 진입. 푸르카패스를 지났던 어떤 사람이 말하길, '거기 가기 전에 기름을 꽉꽉 채워라. 오르막을 오르다 기름 다 써도 난 몰라.' 약간 소심해진 나는 기름을 넣기 위해서 휴게소에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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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유럽에서 기름 넣는 방법.
1. 주유구 열고 기름 넣는다. 콸콸콸.
2. 계산대로 간다.
3. 기름 넣은 스테이션 이름 말 하고, 돈 낸다.

이 휴게소에서 미쉐린 지도와 안내서를 샀다. 그 말은, 우리는 지도 없이 구글 맵 프린트 한거만 들고 여기까지 왔다는거. 그래도 잘 왔자나?

이제 드디어, 아까 아저씨가 이야기 했던, 열라 긴 터널이 나왔다. 그런데, 안에서 사고가 나서, 차가 멈추어 섰다. 한 20분 정도. 덕분에 우리는 앞차 언니를 그 동안 한참을 바라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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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님은 누구???

차가 멈추어선 사이, 혜진이는 구글맵 프린트물에다가 이런 저런 기록을 시작한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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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이 좀 주관적인거 아녀?

기록이...제대로 되고 있는건가? 어딘가 긴 터널, 어디메쯤...이라니...-_-;;; 터널에 20분을 넘게 서 있었어도, 그다지 지루하지 않다. 여행의 들뜸 때문인가? 누구 하나 빵빵 거리는 사람도 없고...... 여유가 느껴지던 순간. 터널 한 중간에 트레일러가 하나 사고로 서 있다. -_-+++ 살짝 피해서 터널을 빠져나와 바로 고속도로를 내려왔다. 푸르카패스를 가기 위해서 안데르마트쪽으로. 그런데, 길이 왜 이래? 슬슬 경사가 심해지더니만, 급기야는 미시령 뺨치는 길이 나왔다. 이건 패스도 아닌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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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그냥 국도?

혜진이는 꺅꺅 소리지르고, 무섭다고 사진도 못 찍는다. -_-;;; 이봐..나는 기사, 너는 찍새..임무를 다 하라고!!
안데르마트를 살짝 지나, 푸르카패스쪽으로 간다. 드디어 나타나는 초원. 우리가 알프스 하면 생각났던 풍경이 드디어 시작된다. 후훗...비가 오는게 안타까울 따름.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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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를 살짝 원망하면서, 푸르카패스로 고고씽. 긴장한 우리. 화장실을 찾아 푸르카 역에 잠시 정차. 역도 얼마나 이쁘던지. ㅜㅜ 날씨가 궂거나 눈이와서 차가 고개를 넘어가지 못하면, 여기서 차를 기차에 싣고 고개를 넘는다고 한다. 겨울에는 흔한 풍경이라는데, 겨울에도 한 번 와 봐야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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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슬슬 푸르카패스를 올라가기 시작한다. 지대가 높아질 수록 길 아래쪽은 아찔한 급벽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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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진 기술의 부족으로, 이 급경사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던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래도, 산을 오르면서 '아..내가 스위스에 왔구나. 알프스를 오르는 중인거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날씨는 왜 이래? ㅜㅜ 경치를 보는건 일단 제쳐놓고라도, 넘 위험하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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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알프스는 우리에게 기쁨을 충분히 준다. 온도를 보니, 7~8도. -_-;; 워어....너무 춥쟈나! 긴팔이 하나밖에 없는데. ㅜㅜ 군데군데 녹지 않은 눈도 보이고. 근데, 도대체 이 길은 언제 끝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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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오르막길을 오르다가, 슈욱 내려가더니, 갈림길이 나왔다. 알프스 골짜기의 삼거리. 천신만고끝에 푸르카패스를 패스!! 그러나, 또 하나의 패스가 이제 시작이다. 그림젤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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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그런데, 그림젤패스는 정보가 없는데? 얕은 우리의 정보수집도 문제였지만, 여기를 지나갔던 한국 여행객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는 이야기?  이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기뻐진다. ㅜㅜ 사실, 자동차를 몰고 왔기에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닌가 생각하니, 더더욱 기뻐진다. 후훗. 여기 본 사람 손 번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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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려다 본 그림젤

그림젤패스도 사실 만만치 않다. 좀 더 심하다. -_-;;; 뭐냐 이게? 이런데다 길을 낸 이유가 뭐냐고?? 실제로, 구글맵에서 보면 그림젤패스는 길로 쳐주지 않아서, 경로를 잡을 때 그림젤패스는 표시를 할 수가 없었다. 누가 이건 차가 다니는 길이 아니라고 해도, 별로 할 말은 없을 듯.
또 낑낑거리면서 산을 올라가다 정상을 지나는데, 뭔가 분주한 모습이 보인다. 이게 뭐지? 자동차 경주 결승점 비슷한 모습과 중계차들과, 사람들이 보인다. 보아하니, 이 고개에서 "Tour de Suisse'라는 자전거 경주가 벌어진단다. 자동차도 헉헉거리리는 이 고개를 자전거 타고 온다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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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선수도 아닌 그냥 아저씨들이 오토바이, 자전거를 타고 이 고개를 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우리는 돈 엄청 들여서 비행기 타고 왔는데, 자전거 아저씨는, 그냥 자기 앞산에 오르는 거? -_-;;; 약간 불공평했다는 생각이 살짝.
푸르카패스를 내려오다 보니 호수가 보인다. 혜진이가 샀던 안내서의 설명으로는 옛날에 여기서 전투가 벌어져 사람이 많이 죽었다고 한다. 그래서, 무슨 죽음의 호수라나? 그런데, 이쁜걸?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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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젤패스마저도 낑낑거리면서 내려오니, 대략 점심시간이다. 이제 밥 먹어야지, 혜진. 어디서 먹을까??
점심을 멀 먹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나타난 동네가 있었으니, Guttannen이라는 동네다. 배도 고프고 해서 레스토랑이 보이길래, 그냥 차 세우고 스윽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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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 들어갔더니, 나이 많으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계셨는데, 전부 시선 집중이었다. 생각해 보면, 여기 들러 밥 먹는 동양인이 흔치는 않았을 것이다. 오만 시선을 받으며 식사. 이런 느낌 처음이다. -_-;;; 내가 소시지 요리를 시켰는데, 누가 내가 시킨 그 요리가 스위스에서 되게 유명한 요리란다. 나는 그냥 시킨건데, 유명한거 찍은거야??
밥 먹으면서 이 동네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니, 크리스탈 박물관이 있다네. 그래서, 잠시 걸어서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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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입구에 갔더니, 문이 잠겨있다. 그래서, 벨을 눌렀더니, 좀 있다가 할아버지 등장. -_-;;; 우리가 생각했던거랑 다른 시스템이다. 3프랑씩 내고 크리스탈들을 구경했다. 사실, 별로 신기하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그 조그마한 박물관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함께 운영한다는 소리를 들으니깐, 좀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일개 개인도 뭔가 관심이 있고 수집을 해서 박물관을 여는구나.
박물관을 보고 나와서 다시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간다. 마이링겐(Meiringen)으로 고고. 사실, 이 곳을 참 와 보고 싶었는데, 그 이유는 셜록 홈즈 때문이다. 내가 어릴 때 셜록 홈즈의 광 팬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대충 그가 등장하는 소설을 다 읽었었는데, 설록 홈즈가 뭔 박사인가 하는 사람과 싸우다 폭포에 떨어지는 마지막이야기의 무대가 이 곳이란다.(물론 마지막 이야기는 아니다. 그가 죽었다고 한지 10년 뒤에 팬들의 성화로 설록 홈즈는 다시 부활하니깐.)
그래서, 마이링겐의 거리를 헤메다 찾아간 곳이 셜록 홈즈 박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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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박물관은 오래된 교회를 개조했다. 교회 지하는 셜록 홈즈 박물관이고, 1층은 갤러리이다. 셜록 홈즈의 런던 방을 재현해 놓았고, 이런 저런 작가에 대한 소개가 있다. 나름 재미있었음.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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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가 떨어져 죽었다고 했던 폭포.

박물관을 나와서 왼쪽을 보니, 폭포가 하나 있었는데, 그 폭포가 바로 셜록 홈즈가 떨어져 죽은 장소란다. 저 폭포에 올라가는 케이블카인가 열차인가가 있는데, 11프랑이란다. 당근, 우리는 아래서 보는걸로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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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박물관 앞에는 작은 공원이 있는데, 거기 바닥에 체스판이 있고, 체스 말들이 있어서 사람들이 오다 가다 체스질(?)을 한다. 요거 요거, 영화에서 봤었는데...개안네...나도 나중에 집 사면 정원에 이런거 하나 만들어야지...
그 체스판 곁으로 셜록 홈즈의 동상이 있다. 어찌나 반갑던지..ㅜㅜ 그래서, 둘이 앉아서 설정 샷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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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길 떠나는 우리. 마지막 목적지는 루째른이다. 루째른은 그나마 지금까지 봐 왔던 동네와는 달리 큰 도시라 교통 체증이 약간...아주 약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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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호스를 끼고 있고, 오래 전 부터 융성했던 도시인지라 멋스럽다는 표현이 딱이었다. 그리고, 누구 하나 빵빵 거리거나 끼어 드는 차가 하나도 없다. 길 거리에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어 자전거들도 막 섞여 다니는데 말이다. 나 같은 사람은 루쩨른에서 운전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테니. 서울에서 운전하는건 사실, 그닥 즐거운 일은 아닐 정도인데 말이다.
루째른 살짝 외곽에 호텔을 예약했었다. 호텔 이름은 Scholss-Hotel Swiss-Shale 개인적으로 이 호텔 초 강추
. 사실, 원래 예약 같은걸 안했다가 Booking.com이라는 사이트에 우연히 들어가게 되었는데, 이 호텔의 평이 정말 좋았던 것이다. 그래서, 예약했는데, 대 만족. 우선, 그 직원이 방을 업그레이드 해 줬다. 사진에 보면 알겠지만, 방 안에 월풀 욕조가. 그리고, 그 앞으로는 호수가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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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스위스에 와서 호수가 보이는 방에 자 보는구나! 싶어 눈물이..ㅜㅜ 그리고, 가격도 생각만큼 비싸지 않다. 하루에 11만원 정도? 어제의 호텔과 정말 비교 된다. 쩝.
춥다면서 움직이기 싫다는 혜진이를 끌고, 호텔 앞 산책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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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앞에 이런 호수 딸린 정원이 있어도 되는거야? -_- 정말 평화로운 모습이다. 글 쓰다 보니깐, 다시 가고 싶네. 떱..
방에 들어와서는 또 바로 잠자리로. -_-;;; 호텔이 좋으면 뭐해? 바로 골아떨어지는데...쯔업...내일은 리기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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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7. 9. 10:16

[스위스 자동차 여행-2일째]2007.6.21 본격적인 여행 시작

[밀라노->꼬모->루가노->로카르노->아스코나->벨린조나]

오늘의 일정은 스위스와 이태리 접경지역 및 스위스 남부 지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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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갔던 곳들. 클릭해서 크게 보시라.


일단 아침에 빨랑 일어나 공항으로 다시 달려갔다. 차를 빌리기 위해서이다. 빌렸던 클래스가 '폭스파겐 골프 혹은 그와 비슷한 차종' 이라고 되어 있어서 내심 이번에 한국에서는 비싼 골프를 타게 되는가 기대했었다. 그러나, 결국에는 그 '비슷한 차종'에 걸려서 닛산 Note라는 자동차를 빌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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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 개구리 닮았다.

사실, 이 차는 일본에 있을 때 광고로 봤던 기억이 있었는데, 그 내용이 아줌마가 이 차를 가지고 장보러 다니는 것이었기 때문에, 차가 작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타 보니 생각보다 꽤 컸다. 그래서, 여행을 하는 동안 우리가 너무나도 게으르게도 짐을 뒷 좌석에 아무렇게나 놓고 다닐 수 있었다.
자자. 이제 꼬모로 가는 거다. 이 녀석을 받아다가, 주차장을 빠져나오자마자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이했다. 공항을 빠져나가는 방법을 몰랐던 것이다. -_-;;; 그래서, 좀 돌다가 차를 세우고 꼬모쪽으로 가는 방향을 택시 기사에게 물어봤다. 그 기사 아저씨 왈 "밀라노 쪽으로 따라가다 보면, 꼬모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니깐, 글루 가면 된다. 한 40분 걸릴거다."라고 말 했다. 그래서, 고맙다고 했더니, 그 아저씨 말이 "택시 타면 그런 고민 안 해도 되." -_-;;; 아저씨, 우리 차 빌렸거든요?
자자...이제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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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고속도로.

처음 만나는 유럽의 고속도로. 내가 듣기로는 주행선에서 추월을 하면, 불법이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차선이 추월선인데...... 처음에는 그런 규칙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운전을 점점 하면서 익숙해지니깐, 나쁘지 않은것 같다. 그런데, 고속도로를 달리는 동안 경찰이나 과속 카메라가 거의 없었다. 그래도, 사람들은 알아서 규칙을 지킨다. 놀라운 인간들. 질주 본능을 어케 억누르는지.
좀 달리다 보니, 꼬모 표지판이 나온다. 빠져나왔더니만, 로터리가 나온다. 그런데, 표지판에 꼬모가 보이지 않는다. 잉? 이게 뭐지? 당황한 나머지 로터리를 돌았다. 한 5바퀴 돌았나? 돌다 보니, 꼬모 표지판이 보였다. 쪼맨하게. 그런데, 옆에 앉은 혜진이의 한 마디. "난 아까 봤었는데......" 어이어이...나 다섯바퀴 돌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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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꼬모.

이제 꼬모에 들어섰다. 흠...일단, 호수로 가자고 마음을 먹고, 호수를 찾아갔다. 친절하게도 표지판에 물결 표시가 보인다. 따라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호수가 나온다. 우와~~~.
사실, 꼬모에서 별 큰 계획이 없었고, 작은 도시였기 때문에 호수가를 한 번 돌아다녀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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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한적한 도시다. 유람선을 타 볼까 했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포기. 하지만, 근처에 있는 네쏘 같은 곳은 정말 이쁘다고 한다. 그런데, 근처에 있던 지명 중에 하나가 벨라지오. 이거, 부산에 있었던 나이트 이름인데. 나도 한 번 가봤었다. 해운대였나? 물이 괜찮았었는데, 여기 이름을 베낀거였군. - -
꼬모는 스위스와의 접경지역이다. 그래서, 꼬모에서 조금만 나오면, 국경이 있는데, 국경에서 경찰이 불렀다. 그래서, 뒤적뒤적 여권을 찾았더니, 그 경찰이 하는 말이 "운전할래? 손에 든거 먹을래?" 아..손에 맥도날드 햄버거가 있었는데, 그걸 지적하는 거였다. 그런데, 여권은 안봐? -_-;; 일단 차를 세우고 스위스 고속도록 통행권을 40프랑에 샀다. 이걸 하나 사면, 2007년 동안은 줄창 스위스를 다닐 수 있다. 40프랑이면, 3만 2천원인깐, 비싼게 아니다. 그런데, 얘들이 여권보자는 말을 안한다. 그래서, 거기 있는 사람에게 가서 여권 보여주면서, 이거 검사 안하냐고 했더니 하는 말이, "아, 스탬프 받고싶어? 찍어줄께. 잠만 있어봐." 받.고.싶.어??? 그럼, 이건 꼭 필요한게 아니라는거? 뭐지 이건? 정말 당황스럽다. 국경의 의미가 이렇게 다르단 말인지. 우리 나라에서 국경을 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인데, 여기서는 뭐 그냥 옆집 가는 거랑 비슷한 일이다. 와중에 스위스는 EU 회원국도 아닌데......
이제 차를 몰아 루가노로..궈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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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케 가면 되는거야?

구글 맵으로 행선지 지도를 뽑아왔는데, 그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여튼. 루가노는 영화제로 유명한 세계적인 휴양도시란다. 그런데, 이 동네, 왠만하면 세계적인 휴양도시란다. 꼬모도 그랬고, 루가노, 로카르노, 아스코나 등 대충 호수만 끼고 있으면, 세계적이라는 수식어가 앞에 붙는데, 거꾸로 생각해 보면, 그 만큼 호수가 아름답다는 이야기.
그런데, 루가노에 들어가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_-;;; 헉...우째 이런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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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휴양지에도 비는 내리는구나...그렇게 생각하며, 아쉽지만, 살짝 맛 본걸로 패스. 다름 목적지는 로카르노. 원래 고속도로를 타야하지만, 과감하게 국도를 타 보기로 했다.
이제 슬슬 알프스인가? 계속해서 약간의 언덕길이 나오면서 점점 지대가 높아져 간다. 그런데, 날씨가 좀 이상하다. 안개도 아닌 것이, 뿌연데다, 나뭇잎들이 길에 나뒹굴고 있었다. 그리고, 길 가에 하얀 물체...이게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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헙..이것은? 뉴스에서만 보던 우박? 우리가 지나가기 얼마전에 우박이 내린 것이다. 사실, 나는 이런 우박이 떨어진 걸 처음 봤기 때문에, 위험하고 어쩌고를 떠나서, 마냥 신기했다. 오~~~ 그래도 맞으면 아프겠지? -_-;;;
조금 더 운전해서 가고 있는데, 왠 케이블카 표시가 보인다. 그래서, 잽싸게 핸들을 꺽어서 진입. 이런게 여행이지. 후훗...그러나, 날씨가 고르지 않아 오늘은 케이블카 운행을 하지 않는단다. 처음에는 너무나 아쉬웠는데, 나중에 돌아다니다 보니, 워낙 케이블카가 많아서, 그런 생각은 없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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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 다시 국도를 타고 아스코나까지 간다. 가다 보니 날씨도 개인다. 역시 산 속에서의 날씨는 예측하기 어렵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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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코나와 벨린조나의 갈림길 근처에서 고개를 넘자, 바로 그림 한 폭이 펼쳐진다. 오오~~~ 차를 멈추고, 바로 다시 한 컷. 이래서, 여행은 좋은 것이다~!!!
한국에 돌아와서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로카르노, 아스코나, 벨린죠나의 사진이 없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안 찍었다. 로카르노와 아스코나 다 이쁘기는 했지만, 꼬모나 루가노와 너무 비슷하고, 그야말로, 은퇴 후 휴양 도시다. 도시에 들어갔더니만, 전부 할아버지, 할머니들. -_-;;; 흠...그렇군, 하면서 스윽 보고 다시 벨린죠나로 간다.
벨린죠나에서는 유명한 성들이 있다. 벨린죠나를 지키는 3개의 성이 있고, 이것들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가 대충 늦은 오후였기 때문에, 호텔을 잡으려고 했는데, 이게 왠 일? 벨린죠나에는 호텔이 거의 없다. 있어도, 겁나 후져 보이는 호텔들. 한 1시간 반을 빙빙 돌다가, 역 앞에 있는 Internatinale라는 호텔에 머물기로 했다. 가격은 150스위스 프랑. 여튼, 호텔 찾는데 진짜 고생했다. 기절할 지경.
그런데, 어이없게도, -_-;;; 에어콘도 없다!! 그래서, 꿍지렁 꿍지렁...그런데, 나중에 보니깐, 스위스의 호텔에는 전부 에어콘이 없었고, 나중에 다니다 보니 에어콘이 필요 없는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행 기간 내에 내내 춥거나 서늘했다. 진정한 피서.
혜진이와 나는 호텔 방 잡고, 호텔방 구리다고 잠시 투덜거린다음, 뻗었다. -_-;;; 처음으로 다른 나라에서 운전을 해서 그런지 겁나 피곤했나 보다.

여행 첫날은, 기대 반, 고생 반. 하지만 앞으로 남은 날들이 더 기대되는 하루였다.

2007. 7. 5. 13:23

[스위스 자동차 여행-1일째]2007.6.20 드디어 궈궈~~

[서울->도쿄(나리타)->밀라노(말펜샤)]

나리타행 오전 8시 55분 JL 950편. 우리 여행의 첫 시작이다. 오전 비행기라 잠도 제대로 못잤다. 밤을 셀까 하다가 처남의 권고로 3시간 잤는데, 그래도, 여행의 기대감 때문인지 가뿐하게 눈을 떴다.
처음 타보는 일본항공 비행기. 뭐랄까, 정말 딱 일본 비행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친절하고, 깨끗하고. 유니폼이 너무나도 단정한 나머지, 좀 신선하지 못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나리타 공항에서 transit을 하는데 별로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재빨리 다음 비행기를 찾아 움직였다. 두리번 두리번 하다가 드디어 발견. 너가 JL 417편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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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7-400인가?


꼬리 날개의 그림이 옛날 것인걸로 봐서, 좀 오래 된 비행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저 녀석을 타고 간다고 생각하니 급 친근감이 들었다. 너무 빨리 움직였는지 좀 시간이 남았다. -_- 그 틈을 타서, 혜진이는 마사지 의자에 앉았다. 그런데...너무 좋아하는거 아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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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시. 우리가 스위스 여행을 가는데도 불구하고, in-out을 밀라노로 한 이유에 대한 설명!
이번 여행 일정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조건이 있었다.
1. 대한항공 취리히 직항편이 있으나, 나이가 만 31세를 넘은 관계로 할인이 되지 않아 엄청 비쌌다.
2. 이번 여행 중에 이태리 피렌체에 사는 혜진이의 절친 꽁씨를 만나야 한다.
3. 혜진이가 1년동안 어학연수를 했던 프랑스 브쟝송을 들러야 한다.
4. 스위스를 샅샅히 둘러봐야 한다.

보통은 파리나 프랑크프루트, 혹은 암스테르담을 들러 가지만, 도대체 영 궤적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고민하던 차에 일본 항공에 밀라노 노선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림을 그려봤더니, 위의 조건을 대략 다 만족시킬 수 있었다. 밀라노가 스위스에 가깝고, 일본 항공이 싼데다가, 꽁씨네 동네와도 대략 가깝게 접근할 수 있었다. 그래서, 밀라노를 in-out할 도시로 낙찰. 그런데, 내가 알기로는 한국에서 유럽으로 갈 때 일본 항공을 많이들 탄다고 했었는데, 암만 찾아봐도 이 비행기 안에서는 한국 사람을 찾을 수 가 없었고, 일본인 단체 여행객들인듯한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생각해 보니, 일본 사람들은 이태리 여행 가는걸 정말 좋아들 한다고 들은 것 같다. 그러니, 우리나라에는 없는 밀라노 노선 같은게 존재하는거지.
갈 때 좌석이 2층에 있었는데, 다른 좌석들 보다 좀 넓고, 수납 공간도 좀 더 있었고 해서 더 편했던 것 같다. 기내식도, 나름 괜찬았으나, 아무래도 한국 사람이라 그런건지, 원래 더 나은건지는 모르겠으나,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항공 기내식이 더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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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가는 비행기라고 이런거 주는거야?


비행기는 이륙해서 북쪽으로 방향을 잡고 한참을 가더니, 러시아 윗쪽을 지나간다. 잠시 1층에 내려와 쉴 수 있는 공간에서 창을 통해 아래를 바라보니, 지금이 한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꽁꽁 얼어붙은 땅이 보인다. 이런...신기한...(이 나이에 저런거 보고, 우와~~!! 하면서 창에 붙어 있었던걸 생각하니 갑자기..-_-;;) 거기 있던 일본인 아주머니가 혜진이를 보고 "카와이 옥상 데스네..."라고 한다. 혜진이에게 뜻을 알려줬더니 조아라..ㅋㅋㅋ
비행기는 우랄 산맥을 넘고, 덴마크 코펜하겐을 지나, 스위스를 관통(?)해서 밀라노 말펜샤 공항에 도착했다. 일본에서 부터 대략 11시간 걸렸다.
약간 당황했던 건, 입국 심사하는데, 여권만 보고, 급 스탬프한 띡 찍고는 끝이다. 약 5초 걸렸다. 홍채 사진찌고, 지문 받는 미국것들에 비하면, 이 얼마나 간단한 입국 심사인지. 근데, 베트남은 왜 그렇게 오래 걸리는거야??
14시간의 비행에도 불구하고, 혜진이는 멀쩡했다. 이런..놀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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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멀쩡한거야??

짐을 찾고, 형식적인 입국절차를 마친 우리는 호텔을 찾아 나섰다. 호텔 이름은 Crowne Plaza Milan-Malpensa Airport. 공항 1터미널과 2터미널 사이에 있다고 했다. 딱 공항을 나섰는데, 호텔 비스무리한 것도 보이지 않는다. 어디에 뭐가 있다는거야??!! 혜진, 살짝 짜증내기 시작. 물론,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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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짜증난 혜진이.

그래도, 어떻게 호텔 셔틀 찾아서, 타고 방에 들어왔다. 호텔이 시설은 괜찬은데, 공항과 너무 붙어 있어서, 비행기가 뜰 때 마다 소음이 들리는게 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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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이제 내일 여행을 기대해 보자고~~~